제대로 열 받은 지구…밀·옥수수 작황 직격탄, 유가 연일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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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에 수확량 급감…농산물값 들썩
"175년 만에 최악 더위올 듯"
美·이집트 등 최고 기온 경신
中, 맨발로 땅 디디면 화상 입어
'러·우크라産' 밀, 650t 줄 듯
태국 가뭄에 사탕수수 수확 줄자
설탕가격 하루만에 2.25% 급등
亞·유럽, 냉방용 전력 급증세
"천연가스 가격 50% 오를 수도"
"175년 만에 최악 더위올 듯"
美·이집트 등 최고 기온 경신
中, 맨발로 땅 디디면 화상 입어
'러·우크라産' 밀, 650t 줄 듯
태국 가뭄에 사탕수수 수확 줄자
설탕가격 하루만에 2.25% 급등
亞·유럽, 냉방용 전력 급증세
"천연가스 가격 50% 오를 수도"
때 이른 폭염이 지구촌을 덮치면서 세계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여름이 1850년 이후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던 작년의 기록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이상 고온에 가뭄, 폭우, 허리케인 등이 맞물려 옥수수, 밀, 대두 등 농작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여름철 냉방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도 오름세다.
중국에선 국가기상센터가 지난 12일 북부 허베이성 기온이 42도까지 올랐다고 밝힌 뒤 하루 만에 결국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중북부, 네이멍구 등 일부 지역에서 폭염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선 오후 지표면 온도가 70도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70도는 땅에 맨발을 대면 화상을 입는 온도다.
미국은 이달 3일부터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등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주의보와 폭염 경보 등을 내렸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는 낮 최고기온 50도를 기록해 1996년(49.4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프리카 북부 이집트의 일부 지역은 지난 7일 온도가 역대 최고인 50.9도까지 치솟았다.
미국 농무부(USDA)가 이달 내놓은 ‘전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 보고서(WASDE)’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2025년 6월까지 글로벌 밀 수확량 전망치가 대폭 깎였다.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다. 러시아의 밀 수확량 추정치는 500만t 감소한 8300만t, 우크라이나는 150만t 줄어든 1950만t으로 하향 조정됐다.
프랑스의 장기간 습한 날씨에 따라 유럽연합(EU)의 밀 생산량 전망치는 150만t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곡창지대인 캔자스 등은 극심한 가뭄으로 밀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이브 그린 밀 품질위원회 부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 “예상 수확량을 얻으려면 비가 빨리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남미 주요 밀 경작 지역인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는 지난달 대규모 홍수 피해를 봤다.
USDA는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 대비 482만t 줄어 1억486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들어서만 2.2% 넘게 오른 옥수수 선물 가격은 이날 부셸당 4.74달러에 거래됐다. 설탕 선물 가격은 이날 하루에만 2.25% 급등했다. 주요 설탕 수출국인 태국에서 가뭄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 등이 주요 원인이다.
CNBC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주요 카카오 산지의 이상 기후 영향으로 향후 6년간 카카오 가격이 회복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평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강우량이 카카오 나무에 검은 팟병을 일으킨 데다 가뭄 등이 겹쳐 카카오 수확량을 더욱 감소시키고 있어서다. 연간 100만t이 넘은 가나의 카카오 생산량은 올해 58만t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이상 기온은 에너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2%(0.12달러) 오른 배럴당 78.62달러에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여름 휴가철 휘발유 수요와 냉방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3분기 원유 공급이 하루 평균 130만 배럴가량 부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11일 미국 헨리허브 가스 가격은 장중 한때 100만Btu(MMBtu)당 3.15달러로 작년 11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씨티그룹은 “극심한 더위 등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가스 가격이 50~60% 급등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리안/임다연 기자 knra@hankyung.com
이상 고온에 가뭄, 폭우, 허리케인 등이 맞물려 옥수수, 밀, 대두 등 농작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여름철 냉방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도 오름세다.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더울 듯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환경정보센터(NCEI)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고 기온 신기록이 수립될 확률이 61%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는 현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850년 이후 가장 더운 해였는데, 올해 1~4월 평균 기온 역시 175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중국에선 국가기상센터가 지난 12일 북부 허베이성 기온이 42도까지 올랐다고 밝힌 뒤 하루 만에 결국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중북부, 네이멍구 등 일부 지역에서 폭염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선 오후 지표면 온도가 70도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70도는 땅에 맨발을 대면 화상을 입는 온도다.
미국은 이달 3일부터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등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주의보와 폭염 경보 등을 내렸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는 낮 최고기온 50도를 기록해 1996년(49.4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프리카 북부 이집트의 일부 지역은 지난 7일 온도가 역대 최고인 50.9도까지 치솟았다.
○타격받은 농작물 작황
폭염 등 이상 기온은 농작물 작황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밀 선물 가격은 근 1년 만에 가장 비싼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적색연질 밀 가격은 부셸(약 27.2㎏)당 7달러까지 올랐다. 연초보다 약 12% 상승했고,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9.8%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날 다시 6.2달러 안팎으로 안정화됐지만, 기록적인 이상 기온에 언제든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미국 농무부(USDA)가 이달 내놓은 ‘전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 보고서(WASDE)’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2025년 6월까지 글로벌 밀 수확량 전망치가 대폭 깎였다.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다. 러시아의 밀 수확량 추정치는 500만t 감소한 8300만t, 우크라이나는 150만t 줄어든 1950만t으로 하향 조정됐다.
프랑스의 장기간 습한 날씨에 따라 유럽연합(EU)의 밀 생산량 전망치는 150만t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곡창지대인 캔자스 등은 극심한 가뭄으로 밀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이브 그린 밀 품질위원회 부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 “예상 수확량을 얻으려면 비가 빨리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남미 주요 밀 경작 지역인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는 지난달 대규모 홍수 피해를 봤다.
USDA는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 대비 482만t 줄어 1억486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들어서만 2.2% 넘게 오른 옥수수 선물 가격은 이날 부셸당 4.74달러에 거래됐다. 설탕 선물 가격은 이날 하루에만 2.25% 급등했다. 주요 설탕 수출국인 태국에서 가뭄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 등이 주요 원인이다.
CNBC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주요 카카오 산지의 이상 기후 영향으로 향후 6년간 카카오 가격이 회복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평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강우량이 카카오 나무에 검은 팟병을 일으킨 데다 가뭄 등이 겹쳐 카카오 수확량을 더욱 감소시키고 있어서다. 연간 100만t이 넘은 가나의 카카오 생산량은 올해 58만t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천연가스 가격 50% 오를 수도”
중국 당국은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 필요할 경우 ‘인공 비’를 내리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달 내내 심각한 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밀과 옥수수, 땅콩, 복숭아, 수박, 벼 등의 작물이 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이상 기온은 에너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2%(0.12달러) 오른 배럴당 78.62달러에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여름 휴가철 휘발유 수요와 냉방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3분기 원유 공급이 하루 평균 130만 배럴가량 부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11일 미국 헨리허브 가스 가격은 장중 한때 100만Btu(MMBtu)당 3.15달러로 작년 11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씨티그룹은 “극심한 더위 등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가스 가격이 50~60% 급등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리안/임다연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