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착한 리더의 함정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인 편집장 미란다는 패션 매거진 ‘런웨이’를 성공으로 이끈 강력한 리더다. 그녀는 프로페셔널리즘과 완벽주의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도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지나치게 냉철하고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미란다의 리더십 스타일은 잡지의 성공에 기여했다. 많은 직원이 미란다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경험과 실력을 쌓아갔다.

미란다의 리더십은 ‘착한 사람’이 되려는 리더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함께 일하는 리더 중 일부는 갈등을 피하고 그들에게 잘 보이려는 경향을 보인다. 주위 동료와 후배에게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착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요즘 세대는 갈등을 피하는 리더보다 배울 것이 많은 상사를 선호한다. 캐치가 ‘선호하는 사수’에 대해 설문조사(Z세대 2827명 대상)한 결과 ‘성격이 좋지만 배울 게 없는 사수’(42%)보다 ‘성격이 나빠도 배울 게 많은 사수’(58%)를 선호한다는 응답 비중이 더 높았다.

착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남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일명 ‘굿가이 콤플렉스’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이런 심리가 업무로 이어지면, 업무상 실수나 잘못된 근무 태도를 지적하지 않고 회피하게 된다. 예를 들어 부하 직원의 업무 실수를 봐도 ‘다음에 잘하겠지’ ‘본인도 알겠지’라는 생각으로 넘기는 것이다. 질타해 기를 죽이기보다 큰 문제가 아니면 넘어가는 것이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직원에겐 될 수 있으면 쓴소리를 참는 사람도 있다.

굿가이 콤플렉스형 리더는 자신의 커리어 개발과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 팀원에게 환영받기 어렵다. 착하기만 한 리더의 팀원은 피드백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몇 년을 함께 일해도 배울 수 없기에 헤매거나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 못한다. 이는 결국 리더 본인에게도, 팀에도 독이 돼 돌아온다.

바람직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착한 모른 척’이 아니라 ‘솔직한 피드백’이다. 레이 달리오가 <원칙>에서 강조하는 성공의 필수 요건 중 하나가 바로 ‘극단적 진실과 투명성’이다. 달리오는 성공의 필수 요건은 진실이며, 실수와 약점을 포함해 극단적으로 투명해지는 것은 상호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진정한 리더는 팀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 불편한 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업무 전문성, 팀원에 대한 이해, 좋은 품성을 갖췄다면 팀원은 자발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다가 구성원으로부터 미움받을 것을 고민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