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개. 업력 49년의 건백이 리사이클 섬유를 제조하기 위해 한 해에 재활용하는 페트병 수다. 30년생 소나무를 약 300만 그루 심는 것과 맞먹는 정도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규모다.

건백은 2020년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가 시행되기 전부터 국내산 페트병을 100% 활용해 리사이클 섬유를 만들었다. 용기 라벨에 접착제가 남거나 다른 페트병과 섞이는 등 분리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국내 페트병의 순도가 낮다고 평가받던 시기다.

순도가 낮아 오염이 심하면 노끈, 솜처럼 활용 가치가 낮은 제품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다. 일본 대만 등에서 들여오는 고순도 페트병 규모가 해마다 2만2000t에 달하는 이유다. 건백은 연구개발(R&D)을 거듭해 순도가 낮은 페트병으로도 고품질의 섬유를 뽑아내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건백은 국내 최초로 미국 뉴욕에 있는 최대 규모 소재은행인 머터리커넥션(MCX)에 자체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를 등록하는 성과를 냈다. 글로벌 리사이클 표준(GRS) 인증을 받은 아디다스와 이케아 등이 주요 협력업체 중 하나다. 박경택 건백 대표는 “GRS 인증을 받은 제품을 앞세워 미래 먹거리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