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사진=AP
테일러 스위프트/사진=AP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에서 감지된 진동에 "지구가 움직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영국지질조사국은 지난 7일부터 3일간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공연이 진행된 공연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지진계를 작동시킬 수준의 진동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지질조사국은 정부, 대중, 산업 및 규제 기관에 지진과 지진 위험에 대해 알리고 이해를 높여 향후 사건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지진을 기록하는 국가 기관이다. 조사국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머레이필드 스타디움에서 7만3000여명의 운집한 스위프트의 공연에 "말 그대로 지구가 움직였다"며, 팬들이 스위프트의 노래에 맞춰 발을 구르고 춤을 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에서 6km 떨어진 연구소에서 진동을 감지했다"며 "이는 과학적으로 '지진'으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히 '레디 포 잇(…Ready For IT?)', '크루얼 썸머(Cruel Summer)', '샴페인 프라블럼(Champagne Problems)'와 같은 인기곡에서 가장 큰 지진 활동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위프트가 공연해 지진이 감지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미국 시애틀 루먼필드 경기장에서 공연하는 동안 인근 관측소 지진계에서 규모 2.3에 해당하는 진동이 감지됐다. 당시 1회 공연당 관객 규모는 7만2000명 정도였다.

일명 '스위프트 지진'으로 불린 해당 진동은 2011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시호크스 경기 도중 관측된 이른바 '비스트 지진'보다 강하다는 게 지진학자들의 분석이다. 당시 '비스트(괴물) 모드'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선수 마숀 린치가 터치다운에 성공하자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는데, 당시 지진계에 규모 2.0 진동이 감지됐다.

한편 스위프트는 지난 13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에라스 투어 100번째 공연에서 올해 12월 투어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18일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시작된 에라스 투어는 처음 일정이 발표된 이후 폭발적인 인기 속에 공연 지역이 추가되며 일정이 여러 차례 연장됐다. 미국 17개 주와 캐나다, 남미, 아시아, 호주를 거쳐 현재 유럽을 순회 중이다.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는 지난해 12월 전체 티켓 수입이 10억달러(약 1조3890억원)를 넘어서며 역대 팝스타의 투어 공연 중 최대 수입을 기록했다. 스위프트가 이 투어 콘서트를 여는 곳마다 외지에서 온 관객들이 몰리면서 교통·숙박과 기타 소비 지출을 통한 경제효과가 두드러지게 창출돼 '스위프트 노믹스'라는 말까지 만들어졌다.

유나이티드항공은 그의 유럽 순회로 인해 공연 지역인 밀라노와 뮌헨행 항공편 수요가 치솟으면서 승객 수가 작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