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바이오 협력에 '프렌드쇼어링' 필요…협회 역활도 커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ITIF 부대표 "한미 공동개발로 중국·인도 의존 해소해야"
한국바이오협회, 미국BIO 등 민간협회 교류·협력 중요해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세계 50대 바이오기업 한국서 나와야"
한국바이오협회, 미국BIO 등 민간협회 교류·협력 중요해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세계 50대 바이오기업 한국서 나와야"
원료의약품(API)과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한·미 간 바이오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상무부의 한미 공급망 대화(SCCD)에서 바이오의약품 공급망 안정화의 산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바이오협회와 미국바이오협회(BIO)의 역할론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의 스티븐 엣젤 부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개최한 '글로벌 첨단기술 선점을 위한 한미협력 세미나'에서 "중국과 인도가 과점하고 있는 API에 대해 한미 공동 개발을 통해 의존도를 해소하고 '프렌드 쇼어링'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프렌드 쇼어링은 우방국을 중심으로 광물, 에너지, 식자재 등 주요 원재료를 안전하게 확보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한국이 바이오산업 잠재력을 보유했는데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2022년 기준 개발 단계에 있는 임상 전 의약품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바이오 기술 논문 순위에서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ITIF가 개발한 해밀턴 지표(10개 선진 산업의 글로벌 부가가치에 대한 국가별 기여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0개 선진 산업 중 제약 분야의 성과가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는 "한국은 특히 R&D지출 면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며 "전 세계 신약개발 시장에서도 지난 15년간 중국에 크게 뒤처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도 이날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미국의 바이오기업 리제네론의 협력을 모델로 한국과 미국 간 협력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잖아 한국에서도 세계 50대 제약바이오기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양국 간 바이오협회의 역할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바이오협회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일정 중 바이오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양국은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정책 이슈를 협력·논의하고 양 협회에 속한 회원사 간 파트너십 활성화를 위한 협력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식량, 에너지 등 전반적인 바이오산업 내 공급망 안정화를 목표로 공동 연구, 생산, R&D 및 시장정보 공유 등의 사안들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했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장은 “MOU를 계기로 양국 바이오경제 활성화를 위해, 동맹국으로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협회 차원에서 지원을 아낌없이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기관이 주최하는 한국의 BIX(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와 미국의 바이오 인터내셔널컨벤션을 활용한 교류도 촉진하기로 했다.
실제 이달 초순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컨벤션에선 MOU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한·미 바이오산업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또한 존 크롤리 미국바이오협회 회장이 참여한 가운데 세계바이오협회위원회(ICBA) 미팅도 열렸다. 미국의 핵심 바이오 우방국 18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미팅엔 한국 대표로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본부장이 참석했다. 황 본부장은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자금)는 있지만 시장에 쉽사리 풀리지 않는 분위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바이오 시장의 공통적인 투자 여건 악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과 관련해 국내 기업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크다”며, “리쇼어링이 아닌 프렌드 쇼어링 정책들이 나오길 동맹국으로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바이오협회의 국제교류를 책임진 황 본부장은 바이오 인터내셔널컨벤션 개최의 실무작업을 책임진 힐러리 스티스 미국바이오협회 국제정책본부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올해 존 크롤리 회장이 취임하면서 BIO 내 임원들이 대거 물갈이되면서 스티스 본부장의 역할은 더 커졌다. 스티스 본부장은 한국바이오협회에 대해 "생물보안법 발의 이전부터 미국 상무부와 한국바이오협회,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 공급망, 바이오 안보 등과 관련해 많은 협력을 해왔다. 그 플랫폼으로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한미공동R&D와 관련해 "협회의 해외 진출플랫폼 '글로벌밍글'을 이용해 한미 기업 간 교류프로그램 및 공급망 안정화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양국 공동R&D 케이스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또 한미 양국 투자 활성화와 관련해선 "양국 바이오헬스 투자사들에 양국의 우수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정보제공을 활성화하고 양국이 투자가 용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의 스티븐 엣젤 부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개최한 '글로벌 첨단기술 선점을 위한 한미협력 세미나'에서 "중국과 인도가 과점하고 있는 API에 대해 한미 공동 개발을 통해 의존도를 해소하고 '프렌드 쇼어링'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프렌드 쇼어링은 우방국을 중심으로 광물, 에너지, 식자재 등 주요 원재료를 안전하게 확보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한국이 바이오산업 잠재력을 보유했는데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2022년 기준 개발 단계에 있는 임상 전 의약품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바이오 기술 논문 순위에서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ITIF가 개발한 해밀턴 지표(10개 선진 산업의 글로벌 부가가치에 대한 국가별 기여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0개 선진 산업 중 제약 분야의 성과가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는 "한국은 특히 R&D지출 면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며 "전 세계 신약개발 시장에서도 지난 15년간 중국에 크게 뒤처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도 이날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미국의 바이오기업 리제네론의 협력을 모델로 한국과 미국 간 협력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잖아 한국에서도 세계 50대 제약바이오기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양국 간 바이오협회의 역할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바이오협회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일정 중 바이오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양국은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정책 이슈를 협력·논의하고 양 협회에 속한 회원사 간 파트너십 활성화를 위한 협력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식량, 에너지 등 전반적인 바이오산업 내 공급망 안정화를 목표로 공동 연구, 생산, R&D 및 시장정보 공유 등의 사안들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했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장은 “MOU를 계기로 양국 바이오경제 활성화를 위해, 동맹국으로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협회 차원에서 지원을 아낌없이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기관이 주최하는 한국의 BIX(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와 미국의 바이오 인터내셔널컨벤션을 활용한 교류도 촉진하기로 했다.
실제 이달 초순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컨벤션에선 MOU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한·미 바이오산업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또한 존 크롤리 미국바이오협회 회장이 참여한 가운데 세계바이오협회위원회(ICBA) 미팅도 열렸다. 미국의 핵심 바이오 우방국 18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미팅엔 한국 대표로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본부장이 참석했다. 황 본부장은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자금)는 있지만 시장에 쉽사리 풀리지 않는 분위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바이오 시장의 공통적인 투자 여건 악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과 관련해 국내 기업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크다”며, “리쇼어링이 아닌 프렌드 쇼어링 정책들이 나오길 동맹국으로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바이오협회의 국제교류를 책임진 황 본부장은 바이오 인터내셔널컨벤션 개최의 실무작업을 책임진 힐러리 스티스 미국바이오협회 국제정책본부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올해 존 크롤리 회장이 취임하면서 BIO 내 임원들이 대거 물갈이되면서 스티스 본부장의 역할은 더 커졌다. 스티스 본부장은 한국바이오협회에 대해 "생물보안법 발의 이전부터 미국 상무부와 한국바이오협회,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 공급망, 바이오 안보 등과 관련해 많은 협력을 해왔다. 그 플랫폼으로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한미공동R&D와 관련해 "협회의 해외 진출플랫폼 '글로벌밍글'을 이용해 한미 기업 간 교류프로그램 및 공급망 안정화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양국 공동R&D 케이스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또 한미 양국 투자 활성화와 관련해선 "양국 바이오헬스 투자사들에 양국의 우수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정보제공을 활성화하고 양국이 투자가 용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