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ㆍ정ㆍ대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ㆍ정ㆍ대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언론을 겨냥해 '검찰의 애완견', '기레기' 등 비하 발언을 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입에 담아선 안 될 극언"이라고 17일 밝혔다. 또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사법부 비판에 대해서도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다'는 이 대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9년 6개월을 선고한 법원을 향해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는 이 대표의 발언을 옹호하기 위해 친명계 의원들이 나서고, 민주당 법사위가 나서고 있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게 정상적인 국회의 모습이고 정상적인 공당이라고 부를 수 있겠나. 친명계 원내대변인(노종면 의원)은 '애완견이라 했다고 언론 비하, 망언 따위 반응이 나올 일이 아니다'라고 옹호하고, 양문석 의원은 언론을 기레기(기자 멸칭)라고까지 한다"며 "민주당이 언론에 재갈 물리는 언론중재법을 밀어붙인 것만 봐도 언론에 대한 오래된 반감을 알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검찰 애완견' 발언은 국회 제1당 대표 입에 담아선 안 될 극언"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경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경DB
또 "대장동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법사위원은 검찰이 일부러 이 대표를 기소했다고 우기고, 민주당 법사위원장 정청래 의원은 이 대표 재판부 판사를 비하하고 나섰으며, 이 대표 지지자들은 판사 탄핵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 모습이 민주당을 장악한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다. 대장동,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문제로 이미 3개 재판을 받는 도중에 제3자 뇌물 혐의까지 기소돼 대북 송금 재판까지 추가되니, 이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은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감정이 격해지면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지금 이 모든 일련의 발언들은 재판으로 진실이 드러나고 언론 보도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또 국회 장악과 사법부 공세로 지지율만 붙들면서 재판을 늦출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은 사실과 증거로 신속한 재판을 통해 억울함을 빨리 벗으면 된다. 민주당은 반민주적 사고에 매몰되거나 언론을 겁박하지 말고,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민심"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을 향해 "진실 보도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지 않냐"고 했다. 제1야당 대표의 발언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일었지만, 친명계인 양 의원은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하지 왜 그렇게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받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고,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애완견이라 했다고 언론 비하, 망언 따위 반응이 나올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