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아바타를 활용한 추모 서비스가 등장했다. 고인의 사진과 짧은 음성만으로 AI 아바타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추억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고인을 다시 만나는 'AI 추모'
딥브레인AI는 AI 추모 서비스 ‘리메모리2’를 상조업체인 프리드라이프의 상조 상품과 연계한다고 17일 밝혔다. 리메모리2는 고인이 된 가족을 아바타로 구현해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필요한 건 사진 한 장과 10초 분량의 음성이다. 고인의 얼굴과 목소리, 표정 등을 닮은 아바타를 바로 제작할 수 있다.

추모 영상은 확보한 사진과 음성 데이터를 취합해 영상 합성과 스크립트 딥러닝을 거쳐 완성된다. 스크립트는 고인 소개 문구와 고인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 등 300자 내외 분량의 자료를 고인의 유족들에게 전달받아 제작한다. 완성된 영상은 PC와 모바일, 태블릿 등 영상 시청이 가능한 모든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다.

기존 리메모리 서비스는 모델이 생전에 직접 스튜디오에 방문해 약 3시간 분량의 촬영과 인터뷰를 해야 했다. 리메모리2는 스튜디오 방문 없이 혹은 사망 후에도 고인을 AI 기술로 쉽게 구현해 추모영상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유족들은 별도의 절차 없이 장례지도사를 통해 리메모리2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이전까진 스마트폰에 저장된 고인의 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AI 기술을 통해 고인을 디지털 휴먼으로 복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특히 음성 복원에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 과거엔 수 시간 분량 녹음본이 필요했지만, 이제 짧게는 10초 분량 녹음본만 있으면 목소리를 유사하게 합성해낼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해외에선 이미 사망한 고인이 AI 기술을 통해 문상객들을 맞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딥브레인AI는 리메모리2 서비스가 장례식뿐 아니라 결혼, 생일, 가족 모임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메모리2 서비스가 결혼식에 활용된 적도 있다. 고인이 된 부모님이 자녀의 결혼식에서 AI 영상으로 등장해 결혼 축하메시지를 전달했던 사례다.

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는 “고인이 된 가족과의 재회를 돕는 자사의 AI 기술이 슬픔에 잠긴 유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