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색한 돈 조반니 "난 반성 따위 하지 않아, 귀신아 썩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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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 Don Giovanni>
탕아의 이야기에서 빚어낸 불멸의 고전
![돈 조반니(Don Giovanni) 의 1788년 5월 7일 빈에서의 초연을 위한 극본 / 사진출처. 위키피디아](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062222.1.jpg)
두 번째 여인은 돈나 엘비라이다. 그녀는 부르주아, 즉 중산 시민계층의 여인이다. 젊은 시절 조반니의 유혹을 받아 사랑에 빠졌지만, 곧 그에게 버림받는다.
마지막은 시골 농부의 딸 체를리나다. 그녀는 평범한 농부 마제토와 결혼식을 준비하다 세련된 귀족 조반니와 마주친다. 체를리나의 풋풋한 미모와 앙증맞은 애교에 매혹된 조반니는 현란한 화술로 그녀를 유혹한다. 망설이던 체를리나는 결국 조반니의 달콤하고 우아한 유혹에 빠져들지만, 끝내 마제토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는다. 가장 솔직하고, 정제되지 않은 욕망의 상징이라고나 할까. 그녀는 귀족 사회를 동경하고, 달콤한 사랑 속에 신분 상승을 꿈꿔보기도 하지만 결국엔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현실적인 여성이다.
![1790년대 프라하에서의 공연으로 추정되는 <돈 조반니> 2막 씬의 가장 초기 세트 디자인 / 사진출처. 위키피디아](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062438.1.jpg)
석상 : 네 삶의 최후가 다가온다. 회개하라!
돈 조반니 : 아니, 난 반성 따위는 하지 않아. 귀신아, 썩 내 앞에서 꺼져라!
![막스 슬레포크트가 그린 <돈 조반니>에서 돈 조반니 역을 맡은 프란시스코 안드라데 / 사진출처. 위키피디아](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062347.1.jpg)
혹자는 이런 당돌함에서 모차르트의 예술가적 자존감을 읽어낸다. 당대의 귀족 사회로부터 끊임없는 견제와 하대에 시달렸던 모차르트 눈에는 관습과 전통으로부터 자유로운 탕아 돈 조반니야말로 오히려 ‘자유로운 미래 예술가’의 모델이었을 거란 이야기다.
![모차르트 / 사진출처. 위키피디아](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062464.1.jpg)
황지원 오페라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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