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병원 중 일부가 18일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집단휴진에 참여한다. 의대 증원으로 빚어진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이후 동네 병의원과 대학병원 등이 집단휴진에 가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의협 집행부에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춘천성심병원 원광대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이 의협 주도 집단휴진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성심병원에 따르면 18일 근무하는 교수 50여 명 가운데 70%가 휴진할 예정이다.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교수 99명이 휴진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원광대병원 교수 150명 가운데 105명이 응답했다.

동아대병원 부산대병원 울산대병원 조선대병원 전남대병원도 일부 교수진이 집단휴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참여율은 높지 않다. 전남대병원은 평일 진료를 보는 70~90명의 교수 가운데 30%인 20~30명이 진료 일정을 연기했다고 했다. 조선대병원도 약 3개 진료과에서 집단휴진에 나섰으나 나머지 진료과는 정상적으로 외래진료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울산대병원은 10% 미만의 교수만이 휴진 의사를 밝혔다.

의협은 18일 집단휴진과 함께 총궐기대회를 시작한다. 의협은 17일 대국민호소문을 내고 “휴진과 궐기대회는 의사들만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이번이) 패망 직전인 대한민국을 살릴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계 집단휴진을 주도하는 의협 집행부 17명에게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복지부는 지난 14일 자로 임현택 의협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에게 집단행동 금지 명령 공문을 우편 등으로 보냈다. 복지부는 명령문을 통해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의 정당한 사유 없는 집단 진료 거부, 휴진 등은 국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시키는 불법 행위”라며 “진료 거부, 휴진 등 집단행동을 하거나 이를 조장·교사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협이 집단휴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불법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등에게도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리고 3개월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통지했다.

복지부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협을 신고했다. 의협이 개별사업자인 개원의를 집단휴진에 동원해 사업자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현아/허세민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