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로코, SKT와 손잡고 韓 공략
미국 애드테크 기업 몰로코가 한국 대기업과 손잡고 국내 인공지능(AI) 광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몰로코는 한국인 안익진 대표(사진)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회사다.

17일 SK텔레콤은 몰로코와 협력해 통합광고 플랫폼 ‘어썸 2.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어썸은 T전화와 T멤버십, PASS 등 서비스를 활용한 타깃 광고 플랫폼이다. 기존 ‘어썸 1.0’에 몰로코의 광고 기술을 접목해 타기팅을 정교화했다는 설명이다. 반려견 용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고객에게 배너 광고로 사료나 의류를 추천하는 식이다.

몰로코는 머신러닝 기반 광고 솔루션 기업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사의 효율적인 광고 집행을 돕고 있다. 올초엔 삼성증권에 광고 판매플랫폼(DSP)을 제공해 증권 앱 설치 수를 10배 늘리는 성과를 냈다. 계좌 개설도 42% 늘었다. 몰로코가 계좌 개설 가능성이 높은 이용자를 골라낸 영향이다.

몰로코는 하루 5000억 건 이상의 광고 입찰을 처리하고 있다. 건당 0.02초 만에 입찰이 이뤄진다. 트랜스포머 모델과 텐서처리장치(TPU) 등을 활용해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의 광고 엔진과 맞먹는 성능을 구현했다. 창업 초반엔 대기업이 몰로코의 솔루션을 외면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주요 기업이 먼저 몰로코를 찾아오고 있다.

몰로코의 기업가치는 20억달러. 한국인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AI 기업 중 가장 몸값이 비싸다. 서울을 비롯해 전 세계에 13개 지사를 뒀다. 직원 절반가량이 머신러닝과 데이터사이언스 관련 엔지니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