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훈 내각 총리가 황해북도 황주군, 연탄군, 서흥군, 신계군 등에서 농업 부문 일군과 근로자들을 만나 농업부문 사업을 현지 료해(파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 함경남도에 함흥학생교복공장이 지어져 지난 16일 준공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전했다. /연합뉴스
2000년 푸틴 방북은 '미MD 저지' 지렛대 목적…이번에도 우크라전 이해관계 일치 오는 18일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으로 북한은 24년 만에 러시아 최고지도자를 다시 안방에서 맞아들이게 됐다. 현재까지 러시아 지도자 방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재임 시절인 2000년 7월 푸틴 대통령 방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일단 2000년 당시나 지금이나 푸틴 대통령 방북은 장기적인 전략 행보라기보다는 북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나온 '전술적 밀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0년 푸틴의 첫 방북은 미국의 국가 미사일방어(NMD)체계 구축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지렛대 마련 목적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은 당시 북한에서 김정일을 만난 뒤 곧바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제3국에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면 탄도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북한의 입장을 G8 정상회담에 전달했다. 미국의 NMD 구축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 등을 명분으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할 논리를 마련하려 한 것이다. 24년 만인 푸틴의 이번 방북도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이 절실한 러시아와 국제사회 제재 무마와 정치·경제적 지원을 원하는 북한이 "필요에 의해 밀착한 측면"(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있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지적이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간다는 건 결국 그만큼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가 아쉽다는 방증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4년 사이 달라진 국제 환경 속에서 북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는 점은 차이다. 푸틴 대통령이 팬데믹 종식 이후 해외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북한을 전격 방문하게 된 배경은 북한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는 국제 환경과 무관치 않다.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전장에 쓸 미사일과 탄약을 충실히 공급하고 정치적으로도 러시아를 전폭 지지해 주는 북한의 존재가 귀중할 수밖에 없다. 미국·서방 등 자유주의 진영과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의 대립이 심화하고 국제사회의 다극화 경향이 나타나면서 북한을 둘러싼 비핵화 압력은 약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사회 진영화로 대외 환경의 이득을 가장 많이 본 국가가 사실상 북한이라는 평가도 외교가에선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략적 환경이 180도 변했다고도 얘기할 수 있다"이라며 "2000년 당시엔 1차 북핵위기 이후 제네바 합의 체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지지 기반이 전혀 없는 고립무원 상태였지만 지금은 유엔 (대북제재) 메커니즘이 모두 형해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러시아는 한국과 관계를 관리하려는 움직임도 꾸준히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5일(현지시간) 연합뉴스를 비롯한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호적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우크라이나 특수가 끝나면 북러가 지금 수준의 협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정리되더라도 유럽 국가와 관계에서는 돌파구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진 실장이 "우크라 전쟁이 끝나면 과연 남한과 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지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를 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역대 열여섯번째 공식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과 러시아의 올해 고위급 교류가 김정은 집권 이래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북한과 러시아가 공개한 차관급 이상 고위급 교류(회담, 국제회의 ,담화)는 1월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부터 지난 11일 리성철 사회안전성 부상의 방러까지 총 18차례로 집계됐다. 김 위원장 집권 이래 작년까지 고위급 왕래가 가장 활발했던 2019년에는 제1차 북러 정상회담을 비롯해 18회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채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 같은 빈도로 차관급 이상 교류가 이뤄진 것이다. 올해 고위급 교류 18회 중 15회는 북한 고위급 인사의 러시아 방문이다. 외교 수장인 최 외무상뿐 아니라 정보산업성, 농업과학원, 수산성, 보건성, 교육성,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다양한 정부조직에 걸쳐 일인자 또는 이인자가 러시아를 찾았다. 러시아 고위급으로는 세르게이 나리시킨 대외정보국장,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 안드레이 말리셰프 문화부 차관이 지난 3월 방북했다. 통일부 집계를 보면 2012년 김정은 집권 이래 2018년까지 양국 간 고위급 교류는 연간 1~8회에 그쳤다.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이 이른바 '하노이 노딜'로 성과 없이 끝난 후, 북러 정상이 만나 양국 간 협력 강화에 합의하는 등 고위급 왕래가 빈번해졌다.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위급 왕래가 제한됐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2년 차에 접어든 2023년부터 북러가 군사분야 협력을 발판으로 더욱 밀착하고 있다.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방북하면 양국 간 정상회담으로는 열여섯번째(김일성 집권기 비공식 회담 4회 제외)가 된다. 김일성과 김정일 집권기에 각각 9회와 4회 정상회담이 있었다. 2000년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제외하곤 모두 러시아에서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