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사진=한경DB
가수 김호중 /사진=한경DB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이 사고 발생 35일 만에 피해자와 합의한 후 "경찰 조사 단계에서 연락처를 받지 못했다"고 합의가 늦어진 이유를 밝힌 것에 대해 경찰은 "본인이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17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경찰을 탓할 게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합의 사실이 알려진 후 김호중 측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경찰 조사 단계에서 연락처 교환을 받지 못해 합의가 늦어졌다"며 "지난 13일에 (피해자인) 택시 운전사 A씨와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피해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합의에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소속사 측은 김호중이 사고 발생 이후 현장을 이탈해 피해자를 만나지 못했고, 사과와 보상을 하고 싶었지만, 경찰이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아 그러지 못했다는 입장이었다.

경찰은 "개인정보를 경찰이 알려주면 안된다"며 "(연락처를) 안 알려준 경찰이 규정을 잘 지킨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본인이 피해자를 확인해서 택시회사를 찾는다든지 노력해서 해야지 경찰을 탓할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호중은 지난달 9일 오후 11시 40분께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당시 김호중은 음주 상태였고, 이후 소속사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하고 자신의 아이폰 3대를 압수한 경찰에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범행을 숨기려 한 의혹도 있다.

지난달 31일 경찰은 김호중을 특정범죄가중벌법(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은폐하는 데 관여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구속) 대표와 본부장 전모(구속)씨, 매니저 장모(불구속)씨 등 소속사 관계자 3명도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일각에서는 김호중이 합의를 했더라도 최대 징역 30년형도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박주희 변호사는 17일 'YTN 뉴스퀘어 2PM'에서 "처음 사고를 내고 차에서 내려 피해자와 합의했다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정도로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었다"는 법조계 반응을 전하면서 "지금 김호중에게 적용된 혐의 중 가장 무거운 범죄는 도주치상이다. 사고를 내고 제대로 조치하지 않고 도주한 게 사실 1년 이상의 징역이라서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징역 30년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형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호중 같은 경우는 단순히 음주운전을 해서 사고를 낸 것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면서 "국민 정서상 괘씸죄가 추가되는 부분이 있어서 사실상 복귀까지는 시일이 오래 걸리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