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떡메마을 인절미 만들기 체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떡메치기를 하고 있다.   양떡메마을 제공
양떡메마을 인절미 만들기 체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떡메치기를 하고 있다. 양떡메마을 제공
경남 합천읍에서 창녕군으로 이어지는 국도 24호선을 따라가다 초계면에 조금 못 미쳐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드넓은 들녘 한가운데 하남양떡메마을이 나온다. 갈가에 펼쳐진 농지와 들은 영락없는 시골 농촌 마을이다. 마을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마을 입구로부터 도랑 옆 공간을 정비해 푸른 소나무와 영산홍으로 덮여있는 화단은 시골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하남양떡메마을의 원래 명칭은 하남마을. 하남이란 물이 많이 나는 큰 샘의 남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좋은 물로 기른 양파도 유명하지만 직접 재배한 콩과 이를 이용해 만든 메주, 두부도 유명하다. 마을 상품에 대한 높은 호응에 힘입어 주민들은 2016년 ‘농촌 건강 장수마을 사업’을 신청해 가공 공장을 건립하고 영농법인을 출범했다. 기업 상호는 양파·떡·메주의 첫 글자를 따 ‘양떡메마을’로 정했고, 이를 활용해 마을 이름도 양떡메 마을로 바꾸고 ‘브랜드화’에 착수했다. 합천 들녘에서 재배되는 신선한 원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양떡메 식품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2021년 팜스테이마을로 지정받은 양떡메 마을에서는 ‘행복 공동체’를 직접 느낄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은 주5일 점심을 함께 먹으며 가족처럼 소통한다. 판매 수익금으로 마을 주민들에게 공동급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복지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마을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가공식품으로 창출한 수익도 주민 복지로 원한다.

2021년 팜스테이마을로 지정받은 후 마을 특산물인 ‘양떡메’를 이용한 손두부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도장떡 만들기 등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손두부 만들기’는 양떡메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콩을 미리 불린 다음 맷돌 돌리기부터 시작해 한 시간에 걸쳐 콩물이 순두부에서 두부가 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인절미 만들기’도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쌀로 떡메치기부터 시작해 하얀 백설기를 만든 다음 콩고물을 묻혀 인절미를 만드는 전통 음식 제조 과정을 직접 배우고 체험할 기회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친환경 식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울 좋은 기회기도 하다.

친환경 먹을거리도 실컷 맛볼 수 있다. 양떡메 쌀떡국은 합천 살 거리 8품으로 선정될 정도의 명물이다. 또 올해 처음으로 해썹(HACCP) 시설에서 100% 국산콩으로 만든 모두부와 순두부를 판매할 예정이다. 주변 관광지로는 합천박물관, 옥전고분군, 옥전서원, 초계향교와 함께 합천운석 충돌구 전망대 등이 있다. 합천 운석 충돌구는 5만 년 전 지름 약 200미터 크기의 운석이 시속 20여km의 속도로 떨어지면서 만들어진 지름 7km의 거대 분지다.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로 동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국제적 인증을 받았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