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20∼30% 휴진…비대위 "환자 10명도 안 받는 스케줄도 많아 가동률 더 낮아"
의협 휴진 동참 울산대병원 큰 혼란 없지만…환자들 "불안해요"
"오늘은 다행히 진료받았지만 아무래도 불안하죠."
18일 오전 9시께 울산대학교병원은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이 환자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각 진료과 외래환자 대기석에는 환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거나 진료를 아예 중단한 진료과는 한 곳도 없었다.

원무 창구는 진료를 접수하거나 진료비를 수납하려는 환자들로 가득 찼다.

외래 채혈실에도 대기 인원이 26명에 달하는 등 병원은 평소처럼 정상 가동하는 모양새였다.

환자들은 연일 이어지는 의정 갈등과 휴진 소식에 불안과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날 병원 복도에서 만난 유방암 환자 김모(60)씨는 피검사를 위해 주 1회 울산대병원을 찾는다고 했다.

김씨는 "오늘 휴진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다행히 검사는 받을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그러면서도 "진단 선생님이 근무하셔야 검사를 받을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와야 하는 입장에서는 휴진 소식이 아무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혈관 스텐트 시술 관련 검사를 위해 심장내과를 방문한 70대 이모씨도 "아픈 사람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급하고 중한데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불안함을 넘어서 쏟아지는 휴진 뉴스에 피곤하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대병원 소속 교수들은 정부의 의료정책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18일 하루 휴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울산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전날(17일) 오후 5시까지 비대위에 휴진 의사를 밝힌 교수는 151명 중에 46명(30.5%)에 달했다.

비대위는 또 이날 예정된 외래진료 스케줄 103개 중 31개(30.1%)가 휴진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앞서 외래 스케줄 83개 중 50개(60.2%)가 휴진한다고 전한 것과 관련해서는 "외래 환자를 한 명이라도 받는 경우는 휴진 통계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완전 휴진이 어려운 경우 외래 환자를 10명 미만으로 축소해 받는 경우도 많아 실제 진료 가동률은 더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병원에 따르면 예정된 외래 스케줄 95개 중 19개(20%)가 휴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