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돌 맞은 하이트진로…"2030년 소주 해외 매출 5천억"
하이트진로가 2030년 소주 해외 매출 5천억 원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주류 시장에서 진로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구축하는 진로 대중화를 통해서다. 이를 위해 베트남 현지에 해외 첫 생산기지를 지어, 물량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하이트진로는 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로 세계화를 목표로 한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했다. 한국식 증류주인 소주가 글로벌 시장에 어느 정도 자리잡은 만큼 이제는 진로 대중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소주 세계화를 목표로 글로벌 비전 2024를 선포한 바 있다. 그 결과 당시 8개국에 불과하던 우선 공략 국가는 현재 17개국으로 늘었고, 현재 86개국에 공식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의 세계화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소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20% 초반에 불과했던 소주 인지 수준은 2023년 평균 88.6%로 4배 넘게 뛰었다. 이 덕에 2022년 전 세계 소주 판매 규모는 5년 전에 비해 약 2.5배 확대됐다.

소주 세계화를 이끈 것은 과일 소주다. 일반 칵테일에 비해 도수가 낮고, 추가 제조 없이 바로 음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 성장률은 연평균 12.6%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소주 수출액 가운데 57%가 과일 소주였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액은 1,393억 원이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대중화를 통해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을 5천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했다. 진로의 대중화는 '편하게 한 잔, 한 잔 후 가깝게(EASY TO DRINK, DRINK TO LINK)'라는 새로운 글로벌 태그라인(TAGLINE) 아래 진로(JINRO)의 대중성을 전달해 술 이상의 인간관계 소통의 수단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은 수도 하노이 인근 타이빈성에 지어진다. 토지 면적만 축구장의 11배 크기인 약 2만 5천여 평(82,083㎡)이다. 오는 2026년 내 완공 및 생산을 목표로 2025년 1분기 내에 착공을 실시할 예정이다. 초기 생산량 연 100만 상자(3000만 병)가 목표다. 이는 2024년 소주 해외 판매량 목표의 약 17%를 차지하는 양이다. 하이트진로는 생산공장을 추후 확장해 나가며 동남아 시장의 생산·유통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하이트진로는 유흥 채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소주의 글로벌 유흥시장 침투율이 25.9%에 불과해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 유흥시장 침투율을 2027년 28.6%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총괄 전무는 "가정 채널인 코스트코, 호주 올어스, 영국 세인즈버리, 세븐일레븐, 로손에 다 입점한 만큼 이제는 프랜차이즈 유흥채널, 핵심상권, 거점업소 등을 통해 유흥 시장 확대를 시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글로벌 소주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보드카 매출 1등 스미노프, 필리핀 2등 브랜드 지네브라, 싱가포르 맥주회사 타이거 맥주 등도 동남아시아에서 소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황 전무는 "이 곳 베트남에만 유사 소주 브랜드가 27개 이상 존재하고, 170여개 제품이 경쟁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인지도로 시장을 접수하겠다"고 전했다.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