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러스 기아 정글러 '루시드' 최용혁 (LCK 제공)
디플러스 기아 정글러 '루시드' 최용혁 (LCK 제공)
디플러스 기아(DK)는 '어게인 2020'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12일에 문을 연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은 광동 프릭스와 디플러스 기아다. 광동과 디플 기아는 1주 차에 2연승을 기록하며 젠지 e스포츠와 함께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디플 기아는 지난 스프링 3강으로 꼽혔던 한화생명e스포츠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던 KT 롤스터를 연파하면서 봄과는 다른 체급을 선보였다.

팬들 사이에선 디플 기아가 2020년의 드라마를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디플 기아는 과거 전신인 담원 게이밍 시절 2020년 스프링 정규리그 성적은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2020 서머에 LCK 우승을 차지했고 기세를 몰아 2020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공교롭게도 올해 스프링 디플 기아는 정규 리그 5위를 기록했다.

디플 기아가 '어게인 2020'에 성공하기 위해선 오늘 T1을 넘어서야 한다. 디플 기아는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T1과 13번 대결을 펼쳤지만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2022년 스프링부터 2023년 서머 1라운드까지 무려 8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2023 서머 스플릿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2 대 0으로 승리했지만 이후 진행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T1에게 또다시 1 대 3으로 패했다. 가장 최근 대결인 2024년 스프링 정규 리그에선 두 번 모두 패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세트 스코어 0 대 3으로 완패를 당했다.

T1 입장에서도 물러날 수 없는 대결이다. T1은 서머 스플릿 개막전에서 젠지를 상대로 완패를 당했다. 디플 기아에게 패할 경우 향후 우승 레이스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다음 상대가 2연승을 달리고 있는 광동인 만큼 기세 측면에서도 오늘 승리가 필요하다.
T1 정글러 '오너' 문현준 (LCK 제공)
T1 정글러 '오너' 문현준 (LCK 제공)
양 팀 대결의 승부처는 정글이다. 디플 기아의 정글러 '루시드' 최용혁은 올해 스프링에 처음으로 LCK 무대를 밟은 신인이다. 젠지에서 활약 중인 '캐니언' 김건부의 후임자로 주목받은 그는 한 시즌만에 LCK에 완벽히 적응했다. 최용혁은 이번 시즌 경기 MVP를 뜻하는 POG(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 포인트가 300점으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T1 '오너' 문현준이 최용혁의 기세를 어떻게 꺾어 낼 수 있을지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주목할 챔피언은 니달리와 바이다. 니달리는 이번 시즌 가장 핫한 AP 정글 챔피언이다. 현재 LCK에서 8번 선택되고 10번 금지돼 밴픽률 69%를 기록 중이다. 승률은 50%로 저조하지만 조합에 따라 강력한 파괴력을 보인다. 최용혁은 지난 한화생명과의 대결에서 니달리로 7킬 0데스 7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문현준은 이번 시즌에는 아직 니달리를 꺼내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총 11번 사용해 63.6%라는 준수한 승률을 보이고 있다. 바이 역시 밴픽률 69%, 승률 67%를 자랑하는 주요 픽이다. 이번 시즌 최용혁이 2승, 문현준이 1승을 거둔 만큼 두 선수 모두 선호하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주요 챔피언이 모두 금지될 경우 '뽀삐'의 값어치가 올라갈 전망이다. 최용혁은 이번 시즌 뽀삐를 사용해 1승 1패를 거뒀다. 지난 스프링에도 9번이나 사용하며 높은 숙련도를 보인 바 있다. 최용혁의 뽀삐 승률은 63.6%로 준수한 타율을 자랑한다. 문현준은 이번 시즌엔 아직 꺼내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28번이나 사용해 75%라는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디플 기아가 한화생명에 이어 T1까지 잡아내며 명실상부한 대권 후보에 이름을 올릴지, 아니면 T1이 디플 기아의 연승을 꺾으며 다시 기세를 높일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둘 중 어느 팀이 승리하든 이번 시즌 최상위권 구도를 결정지을 결전이 될 전망이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