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 대부분 정상 진료·대학병원 응급실도 정상 운영
도 "실제 휴진 참여 의사 적은 듯"…지역 온라인 카페 "불매 운동 찬성"
"진료 못 받을까 걱정했지만"…의협 휴진일 경남서 '대란' 없어(종합)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예고한 의료계 집단 휴진 일인 18일 경남 의원급 의료기관(동네병원)에서는 우려했던 의료대란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한 내과의원 대기실에서 기침 증세를 보이는 딸과 함께 있던 문모(40) 씨는 "오늘 의사들이 휴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했는데 딸이 진료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문씨가 방문한 내과 인근에 있는 안과와 산부인과, 피부과 등 의원급 의료기관 20여곳 모두 휴진에 동참하지 않고 정상 진료한다고 안내했다.

동네병원 10여곳이 밀집한 용호동 한 상가 1층에서 2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한 50대 약사 진모 씨는 "오늘 따로 상가 내 개원의로부터 휴진한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휴진에 참여하는 의사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병원에는 '6월 18일 원장님 개인 사정으로 휴진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동네병원뿐 아니라 도내 대학 병원에도 휴진에 동참한 의사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동부권 환자들이 주로 찾는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은 이날 실제 휴진에 들어간 의사가 1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진에 동참한 의사 수가 적어 응급실과 중증 환자실, 어린이병원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병원은 보고 있다.

"진료 못 받을까 걱정했지만"…의협 휴진일 경남서 '대란' 없어(종합)
진주 경상국립대병원은 일부 교수들이 이날 하루 휴진에 들어갔지만, 교수 전원이 휴진하는 것은 아니어서 외래 진료에는 큰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분야도 정상 운영 중이다.

휴진에 동참한 일부 의료진은 이날 진료가 예약된 환자들에게 미리 연락을 돌려 양해를 구했다.

의대 관계자는 "2기 비상대책위원회가 늦게 꾸려지고 과별로 미룰 수 없는 진료 일정도 있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휴진 참여 여부를 결정했다"며 "휴진 규모는 자율 결정이기 때문에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상국립대 병원·의대 교수회는 최근 260여명의 소속 교수들을 대상으로 휴진 찬반투표를 진행해 휴진에 동참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실제 참가 여부는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 전체 1천712개 의원 가운데 11.7%에 해당하는 200개 의원이 휴진 신고를 했다.

도내 병원급 의료기관 2곳도 휴진 신고했다.

이에 경남도와 18개 시·군은 휴진에 따른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각 보건소와 공공병원(마산의료원·통영 적십자병원) 진료를 오후 8시까지 연장하기로 하고 도내 약국 190곳도 운영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경남소방본부 119구급상황관리센터도 혹시 모를 의료공백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휴진 신고를 하고도 실제 휴진에 동참한 의사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우려했던 의료 공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의사회는 이날 오후 경남 중부와 서부, 동부권역으로 각각 나눠 창원컨벤션센터와 진주 동방호텔, 김해 남명아트홀에서 궐기대회를 열었다.

"진료 못 받을까 걱정했지만"…의협 휴진일 경남서 '대란' 없어(종합)
이런 상황에서 휴진에 참여한 병의원을 대상으로 불매하겠다는 등의 비판 목소리가 경남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잇따르고 있다.

회원 수가 40만명이 넘는 거제지역 한 네이버 온라인 카페에는 '거제에 집단행동 18일 휴진하는 병원 알 수 있나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 작성자는 '(동참 여부 확인) 사이트나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앞으로 진료받을 때 거르려고요'라고 적었다.

3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경남지역 다른 온라인 카페에서는 지난 17일 오후부터 '병의원이 휴진하면 불매하겠느냐'는 취지의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18일 오후 3시 기준 병의원 의사 집단 휴진에 대한 찬반을 고르라는 질문에 전체 참여자 372명 중 96.2%인 358명이 휴진을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휴진하는 병의원에 대한 불매 운동 찬반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368명 가운데 81.3%인 299명이 불매 찬성에 투표했다.

이 설문 게시글에는 "답답하다", "안타깝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