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뛰고 SK 나는데…"삼성만 왜 이러나" 울상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주의 수익률이 그룹 대표주의 성과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SK하이닉스와 현대차가 상승하면서 SK, 현대차 그룹주 ETF는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삼성 그룹주 ETF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SK그룹 소속 기업에 투자하는 'KOSEF SK그룹대표주'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8.59%다. 국내 대기업 그룹주 ETF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KOSEF SK그룹대표주는 17일 기준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의 비중이 각각 20.22%, 17.48%로 가장 높다.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속하는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SK스퀘어가 이 기간 각각 23.36%, 15.59% 뛴 것이 전체 수익률을 이끌었다.

현대차 그룹주 ETF 수익률도 날았다.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최근 1개월 간 8.35% 수익을 냈다. 기아(25.50%)와 현대차(24.89%)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한다. 기아와 현대차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수혜주로 꼽혔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기아와 현대차는 최근 1개월 각각 14.01%, 12.97% 급등했다.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도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84%로 선방했다.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관련주는 하락세지만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 규모 석유·가스가 매장됐다는 소식에 관련주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최근 1개월 새 39% 이상 급등하면서다. 이 상품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26.45%로 가장 큰 비중으로 편입한다.

다만 삼성 그룹주 ETF는 좀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1개월 간 'KODEX 삼성그룹밸류', 'KODEX 삼성그룹'은 각각 -5.60%, -6.02%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ETF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편입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편입 비중이 26% 이상인 삼성전자가 이 기간 1.14% 소폭 상승하며 박스권에 갇힌 영향이다. 전기차 업황 둔화로 삼성SDI는 11.56% 하락했다.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역시 수익률 -6.48%로 부진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24.94%) 다음으로 삼성물산(16.50%)을 많이 담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1개월 간 13.27% 하락했다.

삼성 그룹주 ETF는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반등으로 돌아서야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상승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올해 하반기 HBM3E 납품이 가능할 것이지만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주가 재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