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가 운영하는 MLB가 지난 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연 ‘MLB 2025년 SS(봄·여름) 시즌 글로벌 수주회’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F&F 제공
F&F가 운영하는 MLB가 지난 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연 ‘MLB 2025년 SS(봄·여름) 시즌 글로벌 수주회’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F&F 제공
“MLB는 중국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입니다. 이제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질적 성장 전략으로 ‘MLB 2.0’ 시대를 열어 더 큰 성장에 도전하겠습니다.”

김창수 F&F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열린 ‘MLB 2025년 SS(봄·여름) 시즌 글로벌 수주회’에서 “MLB는 패션과 스포츠를 결합한 카테고리에서 ‘넘버원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창수 F&F그룹 회장/ F&F 제공
김창수 F&F그룹 회장/ F&F 제공
패션회사들은 차기 시즌에 출시할 신상품을 최소 반년 전 바이어 등에 먼저 선보이는 수주회를 연다. MLB는 그동안 주력 시장인 중국 상하이에서 수주회를 개최해왔다. 한국에서 수주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업계에서는 “MLB를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F&F는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MLB 패션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왔다. 2017년에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 판권을 추가로 확보했고, 2020년 중국에 본격 진출했다.

MLB는 중국 진출을 통해 비약적 성장을 이뤄냈다. MLB 해외 소비자 판매액은 2022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2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F&F는 지난해 매출 1조9785억원, 영업이익 5518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패션기업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27.9%)이다.

하지만 지난해 MLB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중국발 훈풍’이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F&F는 MLB 판로를 다변화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에 착수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기존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연내 중동과 인도 시장에 신규 진출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날 수주회에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10개국에서 대리상과 바이어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연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인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도 바이어가 직접 한국을 찾아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