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그재그 제공
사진=지그재그 제공
대학 동기들과 함께 ‘여름 축제 원정’에 나서기로 한 직장인 이유현 씨(28)는 최근 물놀이용 의류와 아이템을 싹쓸이했다. 지난 주말 ‘월디페’(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에 다녀온 것에 이어 가수 싸이 콘서트인 ‘흠뻑쇼’와 뮤직페스티벌 ‘워터밤’까지 예정돼있는데, 이들 축제의 핵심은 ‘패션’이라고 여겨서다. 축제 특성을 고려해 휴대폰 방수팩과 방수 신발뿐 아니라 고글까지 구비해뒀다는 이씨는 “보통 축제에 가는 사람들은 공연을 보러 가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예쁘게 꾸미고 패션 센스를 자랑하기 바쁘다”고 말했다.

때 이른 불볕더위로 ‘워터 페스티벌’ 대한 관심이 커지자 여름용 의류와 액세서리가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물놀이 룩’으로 꼽히는 것들은 오프숄더와 민소매 등 의류부터 방수팩, 샌들, 고글 등으로 다양하다. 평년보다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관련 상품 수요가 일찍부터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이달 들어(1~10일 기준) ‘워터밤’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8% 늘었다. 이 기간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소지품을 넣어 보관하는 방수팩의 거래액은 150% 급증했다. 침수 걱정 없이 사진·영상 촬영을 할 수 있어 수요가 높은 방수 케이스 거래액은 같은 기간 138%, 젖은 몸을 닦아내는 수건 거래액은 145% 각각 늘었다.

특히 물총놀이를 주 콘텐츠로 삼는 축제 특성상 눈을 보호하는 고글 거래액은 38% 늘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고글도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등 각종 액세서리가 각자의 개성을 표출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축제 기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시원하게 신체 일부를 드러내는 옷들에 대한 수요도 높다는 분석. 실제 지그재그에서 이달 오프숄더와 민소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41% 늘었다. 민소매나 브라톱 위에 가볍게 걸치는 커버업과 물에 젖어도 가볍고 활동하기 편한 숏팬츠 거래액은 각각 67%, 70% 증가했다.
품절대란을 일으킨 리복의 여름용 샌들 '하이페리엄 슬라이드'. 사진=리복 제공
품절대란을 일으킨 리복의 여름용 샌들 '하이페리엄 슬라이드'. 사진=리복 제공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페스티벌 특성상 착화감 좋은 샌들도 인기다. 패션 기업 LF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여름 전략 상품으로 출시한 ‘하이페리엄 슬라이드’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 제품은 지난달 17일 출시된 후 2주만에 ‘크림’, ‘블랙’ 컬러의 주요 사이즈가 온라인에서 품절됐다. 앞서 지난해에도 조기 품절을 일으켰는데, 올해 재출시 시점 전까지 재 입고 알림 신청을 한 고객만 수천 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복은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지난해보다 2주가량 빨라진 시점에 제품을 출시했고, 색상 라인업을 확대했다. 오는 7월 중 품절 사이즈 재입고를 통해 고객들의 수요에 실시간으로 대응한다는 계획. 리복 관계자는 “하이페리엄 슬라이드는 타 플랫폼 샌들 대비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편안한 착화감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온라인을 통해 입소문이 났다”고 귀띔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워터 페스티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축제 규모가 확대되자 20~30대 여성 사이에서 각자의 스타일을 살려 꾸미는 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워터 페스티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페스티벌 룩에 대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