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가 글로벌 시장에서 ‘진로의 대중화’를 모토로 삼고 2030년까지 소주 제품 해외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위해 2026년 베트남 북부에 첫 해외 생산 기지를 세울 방침이다.

100세 하이트진로 "소주 해외매출 5000억 달성할 것"
하이트진로는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2030 비전 선포식’에서 해외 사업 중단기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전무는 “2016년 ‘소주 세계화’를 선언한 이후 전 세계에 소주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진로가 세계 주류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연간 소주 해외 매출 5000억원 및 판매량 5억1000만 병을 돌파하고, 해외 현지인 매출 비율도 9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5000억원 매출은 올해 목표치(1585억원)의 세 배가 넘는 액수다.

하이트진로는 196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현재 세계 86개국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연간 소주 수출량이 5만 병 이상인 ‘전략 수출국’은 2017년 일본, 중국, 미국, 베트남 등 8개국에서 올해 17개국으로 늘었다.

해외에선 업소용 시장보다는 가정용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전략 수출국의 현지인 소비 비율은 2016년 23%에서 2022년 81%까지 높아졌다. 소주 해외 매출은 2017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12.6% 증가했고, 2022년엔 수출액 1억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하이트진로는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해 베트남 북부 타이빈에 연면적 8만2645㎡ 규모의 첫 해외 소주 생산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내년 1분기 착공해 2026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초기 목표 생산량은 연 100만 상자(360mL짜리 3000만 병)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과일소주의 성장세에 맞춰 기존 5종 제품 외에 새로운 과일 향과 다양한 도수 제품을 선보여 신규 소비자를 끌어모을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참이슬’ ‘진로’ 등 일반 소주 소비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업소용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로컬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핵심 상권을 공략하고 팝업스토어 운영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장 전무는 “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에서도 소주가 맥주와 견줄 수 있는 대중적인 주종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하노이=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