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로 목표보다 훨씬 적은 구호품 전달…"무시해도 될 물량"
美, 300억원 넘게 들인 가자지구 임시 부두 조기 해체할 듯
미국이 해상으로 가자지구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건설한 임시 부두가 목적을 대체로 달성하지 못했고 예정보다 수주 일찍 운영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이 2천300만달러(약 318억원)를 들여 건설한 부두는 지난달 17일 완공 이후 운영된 기간이 10일에 불과하다.

나머지 기간에는 악천후로 손상돼 수리하거나 기상 악화를 피하려고 일시적으로 철거됐으며, 보안 우려 때문에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군은 지난 14일 파도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부두를 일시적으로 다른 장소로 옮긴다고 밝혔고,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주 내로 부두를 다시 설치해 구호품 전달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바다의 파도가 너무 거세지는 9월 전까지는 부두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 군 당국자들은 이르면 다음 달 부두를 해체할 수 있다고 구호단체들에 경고하고 있다.

처음부터 부두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압박해 운송이 더 효율적인 육로를 더 개방할 때까지 사용할 임시방편이었다.

美, 300억원 넘게 들인 가자지구 임시 부두 조기 해체할 듯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최근까지 다수 육로가 차단된 상태에서 부두 덕분에 구호품을 전달할 수 있었으며 부두가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 상황에 관심을 집중하는 효과도 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위당국자들은 부두 운영의 어려움에 좌절하고 실망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의 지난 14일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부두를 통해 3천500t의 구호품을 가자지구에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2천500t의 지원이 지난 8일 이후에 이뤄졌다.

하지만 구호단체들은 운송과 보안 문제, 약탈 때문에 구호품의 상당 부분이 팔레스타인인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호단체들은 부두를 통해 가자지구에 도착하는 구호물자가 하루에 트럭 7대분으로 당초 목표했던 150대분에 크게 미달한다고 말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글로벌보건정책센터의 J. 스티븐 모리슨은 "무시해도 될 정도의 물량"이라며 "그리고 바다는 계속해서 더 거칠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당초 우려와 달리 아직 부두가 하마스나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처음부터 안전 문제를 제기했으며 특히 미군 당국자들은 미국이 이달 초 이뤄진 이스라엘의 인질 구출 작전에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부두가 공격받을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