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외 반도체 업종과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동행 경향. 자료=블룸버그, 퀀트와이즈,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삼성전자 제외 반도체 업종과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동행 경향. 자료=블룸버그, 퀀트와이즈,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국내 증시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증시를 잘 반영하고 있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쏠림이 심해진 게 그 이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사상최고치 랠리와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쏠림에 대한 부담도 적은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상승 정도에 비해 투자심리는 쉽게 나아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강 연구원은 그 원인으로 '쏠림 현상'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미국보다는 쏠림이 심하진 않지만 지난해부터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투자심리도 미 빅테크 위주로 형성된 만큼 향후 국내 증시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또 강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가격을 판단할 때 삼성전자는 제쳐두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연초 이후 증시가 글로벌 대비 부진했던 것은 증시 내 비중이 큰 반도체와 2차전지의 부진 때문이다. 2차전지는 섹터 전반이 부진했지만,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게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1.7%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은 글로벌 반도체 강세를 상당부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4.1% 상승하는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기여도가 3.3%포인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만 제쳐놓고 보면 다른 종목들은 쏠림으로 인한 부작용에 취약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글로벌 증시와 '커플링'이 잘 돼 있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결국 미국 증시에서 과열 논란이나 가격 부담에 따른 조정이 생길 경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한 반도체 업종의 시총 비중은 이익비중을 크게 웃돌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금씩 위험 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서 "이익추정치의 빠른 상향 없이는 수익률 기울기도 가파르게 이어지진 못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업종이나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