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전파교란 시험 중인 안테나(인천201호)
GPS 전파교란 시험 중인 안테나(인천201호)
인천시는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으로 발생하고 있는 우리 어선 어업인들의 조업 손실과 선박 조난피해를 막기 위해 교란 전파 방지 장치를 만들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어업지도선(인천 201호)에 장착해 성능실험에 들어갔다.

북한의 교란 전파는 플래시처럼 수평 방향으로 발사돼 산이나 건물 등에 막히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평야나 바다에서만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응용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또 알루미늄 테이프로 전파 차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용해 전파교란 차단장치를 고안했다.

시 관계자는 "GPS 수신용 안테나에 보호막을 씌우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인공위성의 수직 전파는 정상적으로 수신될 수 있도록 윗면을 개방하고, 하단과 옆면에는 알루미늄 테이프로 된 보호막을 씌우면 수평으로 오는 전파 교란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성으로부터 위치와 시간정보 신호를 받아 선박, 자동차, 항공기의 네비게이션 등으로 활용하게 되는 위성항법 시스템은 GPS(미국), GLONASS(러시아), 갈릴레오(EU), 제이더우(중국) 등이 사용된다. 인도와 일본은 자체 위성을 이용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이 운용하는 GPS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GPS 등 위성항법 시스템은 2만㎞ 상공에서 인공위성이 송신하는 전파 강도는 휴대전화의 약 1/100 정도로 약해서 주변 기지국 인근에서 강한 출력으로 방해 전파를 송신하면 전파가 혼신돼 잘못된 위치정보가 제공된다.

북한은 주로 서해5도와 가까운 지점에서 수평의 전파로 교란(재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북한의 GPS 전파 교란은 바다에서 조업 중인 어선의 위성항법장치에 70㎞ 떨어진 다른 지역에 있는 것으로 잘못 표시되거나, 어장에 설치한 어구를 찾지 못해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북한에서 교란 전파를 발사하면 나침반, 레이더, 항로표지, 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해 안전 항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GPS 수신뿐만 아니라 대체할 수 있는 기기를 설치하도록 어업인들에게 지도하고 있지만 소형선박이 안개 지역이나 야간 항해, 바다 한가운데에서 항해할 경우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조난 하거나 월북할 위험이 있다.

오국현 시 수산과장은 “성능실험에 성공할 경우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2만원대 재료로 경제적 손실의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