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도 '평화의 소녀상' 세운다…해외 14번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이탈리아에 처음으로 세워진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오는 22일(현지시간)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스틴티노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다고 19일 밝혔다.

정의연에 따르면 스틴티노 소녀상은 유럽에서는 독일 베를린 이후 공공부지에 두 번째로 설치되는 것이며, 해외에서 처음으로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공립 도서관 앞에 소녀상이 세워진 이후로는 14번째다.

설치 장소는 스틴티노 시청에서 약 200m 떨어진 바닷가로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고 정의연은 설명했다.

정의연은 "평화의 소녀상 비문은 과거의 범죄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소녀상 건립을 방해하는 일본 정부의 행위가 현재적 '부정의'임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많은 소녀와 여성을 강제로 데려가 군대의 성노예로 삼았으며, 소녀상은 이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상징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국어 외에도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적힌 비문이 별도의 안내판으로 설치되며, QR코드를 통해 더 많은 언어로도 비문을 읽을 수 있다.

정의연은 지난해 12월 스틴티노시에 소녀상 건립을 제안했으며, 스틴티노시의 리타 시장이 곧바로 "우리 영토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을 환영한다.

인류와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낙인찍겠다는 확고한 의지"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22일 열리는 제막식에서는 리타 시장의 축사와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의 연설, 현지 합창단의 아리랑 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천번째 수요시위를 기념해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설치됐다.

현재 국내에는 148개, 해외에는 31개(철거 및 전시 후 미설치된 6개 제외)의 다양한 기념비·평화비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