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더 많은 북 무기 원해…북과 밀착해 미 지정학적 이해관계 훼손"
"김정은, 우크라전서 미사일 성능평가…첨단무기고 확장 러 도움 기대"

북한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고리로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은 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NYT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 막대한 규모의 군수품 저장고를 개방함으로써 러시아로부터 새로운 지위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3년째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높이고, 러시아의 첨단 기술에 접근할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방북에 앞서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을 지시했으며 19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 협정에 함께 서명한다.

이같은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관계 강화는 미국에는 특별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푸틴 방북] "우크라전이 북러관계 재정립 고리…미국엔 도전"
미국이 전 세계에서 자신들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망치려는 의도를 가진 러시아와 마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YT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최우선 과제는 우크라이나전 승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북한의 지속적인 협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전 장기화로 탄약 수요가 커지는 러시아는 북한의 추가 무기 지원을 원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4일 보도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480만발의 포탄을 담을 수 있는 컨테이너 최소 1만개를 러시아에 보낸 것으로 한국 정부가 파악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방북 시 더 많은 군사 지원을 얻으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전에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북한에서 수백만달의 포탄을 구매했다고 보고했다.

이후 미국은 유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북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비난했다.

[푸틴 방북] "우크라전이 북러관계 재정립 고리…미국엔 도전"
러시아가 지난 3월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의 활동 연장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도 북한의 무기 지원에 대한 대가라는 국제사회의 의심어린 시선이 제기돼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북 때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공급을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관측했다.

러시아는 유엔의 대북 금수조치를 위반하는 북한의 무기 이전을 부인해왔다.

NYT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탄도 미사일과 포탄 등을 공급하는 대가로 무엇을 받았는지 의문이지만 북한 입장에서 실제 전투에서 미사일 성능을 평가하고 이를 개선할 기회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첨단 무기고를 확장하는 데 러시아의 더 많은 도움을 기대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핵무기와 인공위성 등 러시아의 정교한 군사 기술에 대한 더 많은 접근을 북한이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두 달 후에 북한이 첫 군사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렸을 때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과거 6차례 핵실험을 했고,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했다.

NYT는 국제사회 제재로 고립된 북한이 군사 부문 이외에 식량 등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한 여러 요구 사항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북에 앞서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과)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 조치를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