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최고대표 "깊이 우려…로힝야족 선택 여지없어"
미얀마 내전에 사지 내몰린 로힝야족…반군 "마을 비워라" 통보
미얀마 군부와 반군의 격렬한 전투 속에 로힝야족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은 지난 16일 로힝야족이 주로 거주하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마웅도 지역 주민에게 모두 떠나라고 통보했다.

라카인주에서 미얀마군과 교전 중인 AA는 마웅도 공격을 예고하며 "안전 우려로 모든 주민에게 즉각 대피하라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라카인주 북단에 위치한 마웅도에는 로힝야족 약 7만 명이 거주 중이다.

마웅도와 멀지 않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는 로힝야족 난민촌도 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가 난민을 추가로 받아들이기를 꺼리고 있어 마웅도의 로힝야족은 오갈 데 없는 신세다.

로힝야족 위기에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전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AA가 마웅도 주민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한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로힝야족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도망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AA는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과 함께 지난해 10월 말 북동부 샨주에서 미얀마군을 상대로 대규모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1027 작전'으로 불리는 이 공격 이후 반군이 전방위 공세에 나서면서 미얀마군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AA는 샨주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와 접한 라카인주에서도 주요 도시를 점령하며 미얀마군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AA가 로힝야족 마을에 진입해 폭력을 가하고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오래전부터 탄압받았다.

2017년 미얀마 군 소탕 작전 등을 피해 약 75만명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