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트루캅+파클리탁셀' 삼중음성유방암 병용 3상 실패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트루캅이 유방암 치료제 분야 '통곡의 벽'으로 꼽히는 삼중음성유방암 임상시험에서 실패했다. 화학합성항암제(파클리탁셀)와의 병용 3상 임상에서 약효를 입증하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수술이 힘든 국소진행·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트루캅과 파클리탁셀을 병용 투여한 임상(CAPItello-290) 3상 시험에서 1차 지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에스트로겐호르몬 수용체, 프로게스테론호르몬 수용체,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HER)2 등이 모두 음성인 삼중음성유방암은 질병 진행이 빠른데다 쓸 수 있는 약물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진행·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12~18개월, 5년 생존율은 14%로 낮다. 많은 제약사들이 이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923명에게 트루캅과 파클리탁셀을 투여해 전체생존율(OS)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임상시험을 설계했다.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35% 정도가 보유하고 있는 특정 유전자 변이(PIK3CA, AKT1, PTEN) 환자들을 하위그룹으로 놓고 분석했지만 명확한 이점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수잔 갤브레이스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은 "CAPItello-290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지만 트루캅 임상 연구를 계속해 PI3K·AKT 변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갈 것"이라고 했다.

아스텍스테라퓨틱스가 물질을 발굴한 뒤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도입해 공동개발한 트루캅은 AKT1·2·3 등 세 가지 유형을 모두 억제하는 첫 치료제다. 호르몬수용체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환자 치료용으로 미국 등에서 승인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약의 활용을 넓히기 위해 삼중음성유방암은 물론 전립선암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트루캅 외에 다양한 유방암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공동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는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시장에 진입했다. BRCA 변이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PARP 억제 표적항암제 린파자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 TROP2 ADC인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을 다이이찌산쿄와 함께 개발중이다. 면역항암제 임핀지, 표적항암제 린파자, ADC 엔허투도 이 질환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단독, 병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