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볼리비아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수시간 만에 자진 철수했다. 시민사회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해 대통령을 끌어내리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직 대통령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된다.2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후안 호세 수니가 전 볼리비아 합참의장이 이끄는 군부대는 이날 오후 3시께 전차와 장갑차를 동원해 수도 라파스의 무리요광장을 점거하고 대통령궁에 진입했다가 세 시간여 만에 물러났다. 쿠데타군은 무력으로 대통령궁에 진입한 뒤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을 체포·구금하지 않고 대화만 나눴다. 아르세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불복종을 용납할 수 없으니 철군하라”고 요구했고 수니가 전 의장은 일부 정치범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실시간으로 쿠데타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법원, 경찰, 소방노조, 시민사회단체 등은 잇달아 군을 성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무리요광장에 모인 시민들도 군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브라질 등 중남미 주변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무력 행위를 비판했다. 볼리비아 군은 이날 오후 6시께 철군했다. 놀란 시민들은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등 곳곳에서 큰 혼란이 빚어졌고, 주볼리비아 한국대사관도 교민과 여행객의 도심 접근 자제를 요청했다.쿠데타 시도의 원인을 두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볼리비아는 브라질과 페루·칠레 사이에 있는 한반도 다섯 배 면적 국토에 인구 약 1200만 명의 국가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000달러가량이다. 표면적으로는 ‘좌파의 아이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그를 계승한 아르
그리스가 다음달부터 일부 업종에 주 6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최장인 근로시간을 더 늘리는 조치다.2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그리스의 소매업, 농업, 일부 서비스업 종사자는 1주일에 최대 48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게 된다. 현행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에서 8시간 늘어나는 것이다. 고용주는 근로자에게 하루 2시간의 추가 근무나 주 6일 근무를 요구할 수 있다. 추가 근무에는 40% 더 높은 임금이 지급된다.그리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인구 감소와 높은 실업률로 인한 노동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래부터 그리스는 EU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였다. EU 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그리스의 주당 근로시간은 39.8시간으로 한국과 비슷했다. EU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네덜란드 근로자는 한 주 평균 32.2시간 일했다. 장시간 노동에도 급여는 최저 월 830유로(약 123만원·최저임금 기준)로 유럽에서 두 번째로 적다. 그리스의 노동생산성도 EU에서 불가리아 다음으로 낮다.노동계는 이번 개정안이 근로조건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근로자의 ‘자발적 동의’ 조항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고용주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근로자가 제대로 된 보상 없이 장시간 추가 노동을 강요당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그리스 당국이 그간 근로 현장을 감독하지 않아 기존 법정 근로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국제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싱가포르는 지난 4월 근로일 축소와 유연근무제 도입을 예고했고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영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0엔대로 고꾸라지며 약 3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슈퍼 엔저’ 현상에 아시아 통화 가치와 증시도 일제히 내렸다. 일본 외환당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매각해 환율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 국채 금리까지 뛰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85조원 투입에도 엔화 약세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26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160.85엔까지 오르며(엔화 약세) 1986년 12월 이후 장중 최고 기록을 썼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160엔을 넘어선 건 지난 4월 29일 160.03엔을 기록한 이후 두 달 만이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며 아시아 통화 가치도 19개월 만에 최저 기록을 세웠다.27일 블룸버그 아시아달러인덱스는 89.98로 2022년 11월 3일(89.09) 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오후 3시 기준 1% 가까이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약 2%, 0.6% 떨어졌다.엔화 가치가 환율 방어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60엔대로 떨어지자 일본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에 나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기자들과 만나 “긴장감을 갖고 (엔저) 움직임을 분석하겠다”며 “필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일본 정부는 지난 4월 달러당 엔화가 160엔을 넘기자 환율 개입에 나섰지만 일시적인 효과를 보는 데 그쳤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9일까지 환율 방어를 위해 9조7885억엔(약 85조원)을 투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개입 효과는 불과 2개월 만에 사라졌다”며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그사이 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