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크랩 로베코 아시아태평양 운용 부문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로베코자산운용
조슈아 크랩 로베코 아시아태평양 운용 부문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됐습니다.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확산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는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조슈아 크랩 로베코 아시아태평양 운용 부문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점을 제시했다. 로베코는 1929년 설립된 네덜란드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전 세계에 16개 지사를 두고 있다. 3월 말 기준 로베코의 총운용자산(AUM)은 2100억달러(약 290조원)다.

크랩 대표는 "미국 외 주식시장은 여전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며 "특히 신흥시장 및 아시아 주식이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투자 포인트라고 밝혔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와 같은 성장 시장 △일본과 한국의 주주 가치 제고 노력 △호주의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핵심 광물 등이다.

먼저 일본 주식은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랩 대표는 " 리플레이션(Reflation)과 주주가치 상승은 일본 주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리플레이션은 오랫동안 침체됐던 물가가 서서히 반등하는 국면을 뜻한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 국가의 유망 가치주의 견실한 재무상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증시엔 부정적 이슈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밸류에이션이 지난 10년 중 가장 낮기 때문에 전술적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는 평가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는 공급망 다각화와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로 수혜를 입고 있다고 봤다. 또 물류 및 효율성 향상을 고려할 때 인프라 부문에서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인도의 경우 긍정적 요인들이 이미 밸류에이션과 포지셔닝에 반영됐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 정치적으로 안정된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앞으로 견조한 경제 발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의 에너지 전환 관련 테마에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큰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규제 환경이 에너지 전환 분야의 선두 주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