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26일 개막… 참가국은 작년 절반 19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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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26~30일 코엑스서 열려
소설가 김연수가 다시 쓴 <걸리버 유람기>
"절망적이지만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책"
소설가 김연수가 다시 쓴 <걸리버 유람기>
"절망적이지만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책"
국내 최대 책 축제인 ‘2024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26일부터 닷새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주제는 ‘후이늠’이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서 따왔다. 이성적이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말(馬) 종목이다. 탐욕스러운 인간 사회와 대비된 유토피아를 상징한다.
올해 도서전엔 19개국 452개 참가사가 모인다. 지난해 36개국 530개사보다 줄었다.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는 “예산 부족으로 해외 출판사를 초청하는 펠로우십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간담회에서 김연수는 “걸리버 여행기에는 당대 현실에 대한 스위프트의 절망이 담겨 있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300년 전 스위프트도 지금의 우리처럼 탐욕스러운 인간 사회에 절망했지만,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고 인간 사회는 여러 난관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도서전에서는 소설가 김연수가 다시 쓴 <걸리버 유람기>도 공개된다. <걸리버 여행기>는 1909년 육당 최남선에 의해 처음 번역됐다. ‘걸리버 유랑기’라는 이름이었다. 소인국과 대인국만 다뤘지만, 원작의 수도를 ‘서울’로, 병사들이 훈련받는 곳을 ‘훈련원’이라고 하는 등 당시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했다. 문체도 구수한 우리 입말로 현지화했다.
김연수는 이 최남선의 책을 2024년 판으로 다시 썼다. 육당의 구수한 입말을 유지한 채, 육당이 번역하지 않은 3부와 4부를 더했다. 내용도 변주했다. 걸리버가 홍길동과 만나기도 한다. 김 소설가는 “다시 쓸 때 우리는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며 “단순히 스위프트 원전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기보다 2024년 한국의 시점에서 다시 쓴 걸리버 여행기”라고 했다. 주제 전시 ‘후이늠’에서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후이늠을 사유할 수 있는 400권의 책을 모아 보여준다. 주제 전시를 큐레이션한 최진영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장은 “후이늠은 전쟁이나 기아가 없는 이상적인 사회”라며 “우리도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책을 골랐다”고 했다.
66회를 맞이한 올해 도서전은 정부 지원없이 열린다. 도서전 보조금을 두고 정부와 출판협회의 대립이 이어진 여파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문체부 감사 결과를 토대로 2018~2022년 서울국제도서전 사업과 관련해 약 3억5900만원을 반납하라고 출판협회에 통보했다. 출판협회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회원들의 기부금과 회비, 참가사들이 낸 돈으로 도서전을 치른다”며 “우려도 많았으나 지금까지는 참여도 높고 진행도 순조롭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올해 도서전엔 19개국 452개 참가사가 모인다. 지난해 36개국 530개사보다 줄었다.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는 “예산 부족으로 해외 출판사를 초청하는 펠로우십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간담회에서 김연수는 “걸리버 여행기에는 당대 현실에 대한 스위프트의 절망이 담겨 있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300년 전 스위프트도 지금의 우리처럼 탐욕스러운 인간 사회에 절망했지만,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고 인간 사회는 여러 난관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도서전에서는 소설가 김연수가 다시 쓴 <걸리버 유람기>도 공개된다. <걸리버 여행기>는 1909년 육당 최남선에 의해 처음 번역됐다. ‘걸리버 유랑기’라는 이름이었다. 소인국과 대인국만 다뤘지만, 원작의 수도를 ‘서울’로, 병사들이 훈련받는 곳을 ‘훈련원’이라고 하는 등 당시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했다. 문체도 구수한 우리 입말로 현지화했다.
김연수는 이 최남선의 책을 2024년 판으로 다시 썼다. 육당의 구수한 입말을 유지한 채, 육당이 번역하지 않은 3부와 4부를 더했다. 내용도 변주했다. 걸리버가 홍길동과 만나기도 한다. 김 소설가는 “다시 쓸 때 우리는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며 “단순히 스위프트 원전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기보다 2024년 한국의 시점에서 다시 쓴 걸리버 여행기”라고 했다. 주제 전시 ‘후이늠’에서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후이늠을 사유할 수 있는 400권의 책을 모아 보여준다. 주제 전시를 큐레이션한 최진영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장은 “후이늠은 전쟁이나 기아가 없는 이상적인 사회”라며 “우리도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책을 골랐다”고 했다.
66회를 맞이한 올해 도서전은 정부 지원없이 열린다. 도서전 보조금을 두고 정부와 출판협회의 대립이 이어진 여파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문체부 감사 결과를 토대로 2018~2022년 서울국제도서전 사업과 관련해 약 3억5900만원을 반납하라고 출판협회에 통보했다. 출판협회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회원들의 기부금과 회비, 참가사들이 낸 돈으로 도서전을 치른다”며 “우려도 많았으나 지금까지는 참여도 높고 진행도 순조롭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