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임대철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임대철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칩 최대 수혜주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발(發) 훈풍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19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1000원(0.43%) 내린 2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장 초반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1위 등극에 AI반도체칩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자극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증권가의 과열 분석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관련 기업 중 유일하게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3.9% 뛰었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미국의 테크 랠리는 국내 증시에도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30%에 육박(29.9%)해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기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 시총 비중이 30%를 넘었던 건 2020년 3월 32.5%와 2021년 1월 30.8% 두 번 뿐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미국보다는 쏠림이 심하진 않지만 지난해부터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투자심리도 미 빅테크 위주로 형성된 만큼 향후 국내 증시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4.1% 상승하는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기여도가 3.3%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과열 논란이나 가격 부담에 따른 조정이 생길 경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한 반도체 업종의 시총 비중은 이익비중을 크게 웃돌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금씩 위험 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400원(1.75%) 오른 8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일주일 간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수익성 개선과 재고자산 평가이익 등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매분기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비디아에 HBM3E(고대역폭메모리 5세대) 납품은 전반적인 HBM3E 공급 부족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