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K컬처 나는데…K팝 ETF만 나홀로 '마이너스' 굴욕
식품, 화장품 등 이른바 'K컬처'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K팝 역시 K컬처의 원조격으로 꼽히지만 엔터테인먼트사 주가가 바닥을 찍으며 K팝 ETF만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1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식음료 테마에 투자하는 유일한 ETF인 'HANARO Fn K-푸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8.54%에 달한다. 글로벌 증시에서 강세인 인공지능(AI) 반도체 테마 ETF인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18.91%)',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18.18%)'의 수익률과 맞먹는다. HANARO Fn K-푸드는 18일 기준 K푸드 대장주로 꼽히는 삼양식품의 비중(20.09%)이 가장 높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열풍으로 올해 들어서만 186.99% 상승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률(181.46%)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K뷰티 ETF도 뜨겁다. 국내 화장품 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미국, 유럽,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며 실적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TIGER 화장품'은 최근 1개월 간 12.26%의 수익을 냈다. 최근 주가 상승세인 에이피알, 코스맥스 등 중소형 업체는 물론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주를 고루 담고 있다. 식품, 화장품 등 K컬처 전반에 투자하는 'TIMEFOLIO K컬처액티브'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5.02%에 달했다. 실리콘투와 삼양식품에 각각 8.20%, 7.58%로 높은 비중으로 투자한다. 실리콘투 역시 올해 주가가 550% 가량 뛰었다.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K팝과 다르게 엔터테인먼트 업종 주가는 부진하다. K팝 ETF 역시 K컬처 ETF 가운데 나홀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 간 'ACE KPOP포커스'는의 수익률은 -4.13%다. 이 ETF는 하이브,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4사를 편입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집안 싸움부터 스캔들, 부진한 실적까지 다양한 요인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44.58% 떨어지며 엔터테인먼트 4사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엔터테인먼트주의 현재 주가가 바닥일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 어렵다면 ETF도 고려할 만하다는 조언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BTS의 맏형 진 등 슈퍼스타의 홀동 재개는 실적뿐만 아니라 노이즈로부터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마냥 놓기에는 밸류에이션, 수급 측면 모두 좋은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