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6월 최고기온 신기록 경신…일부 지역 40도까지 육박
92개 지역 폭염특보…각 지자체, 온열질환 예방 총력
"이렇게 더운 6월 처음"…때이른 폭염에 전국이 '몸살'
"30년간 일산에 살면서 6월에 이렇게 더운 건 처음입니다.

"
내륙을 중심으로 92개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9일 전국이 폭염에 몸살을 앓았다.

곳곳에서 6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나온 가운데, 온열질환자가 전년 대비 80% 가까이 급증했다.

"이렇게 더운 6월 처음"…때이른 폭염에 전국이 '몸살'
◇ 전국 곳곳 6월 최고기온 신기록…일부 지역 40도 육박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곳곳에서 관측 이래 6월 최고기온 최고치가 경신됐다.

경북 경주는 한때 기온이 37.7도까지 올라 2010년 관측 이래 6월 기온 중 가장 높았다.

광주도 기온이 37.2도까지 오르며 종전 6월 최고기온 최고치(36.7도·1958년 6월 25일)를 66년 만에 갈아치웠다.

대전도 36.1도까지 상승해 6월 최고기온이 2년 만에 바뀌었고, 정읍·의성·정선·전주·고창·청주 등 지역도 최고기온 36도를 웃돌며 역대 6월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경북 경산시 하양읍은 낮 한때 기온이 39도를 기록하며 40도에 육박했고, 경기 여주시 점동은 38.8도, 양평군 옥천면은 38.1도까지 올랐다.

서울에도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며 인천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 모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이렇게 더운 6월 처음"…때이른 폭염에 전국이 '몸살'
이날 경기도 고양시의 한 광장에서 만난 민모(71) 할아버지는 "30년간 일산에서 살았는데 6월에 이렇게 더운 건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경기도의 한 비닐하우스는 오전 한때 내부 온도가 44.6도를 기록했다.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빌딩 관리인은 "건물 냉방 온도를 평상시 25도에서 23도로 낮췄는데도 오전에만 덥다며 불평하는 전화를 열댓통 받았다"고 전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땡볕을 피해 가로수 그늘에 모였고, 겉옷을 차양 삼아 머리를 가리고 걸음을 재촉했다.

시원한 음식점을 파는 식당에는 평소보다 많은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의 한 평양냉면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전날까지만 해도 점심 시간대 손님이 100명 정도 찾아왔는데 오늘은 130∼140명 정도 방문한 것 같다"며 "시원한 평양냉면이나 비빔냉면을 시켜 먹는 직장인 손님이 특히 많았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통상 7월부터 대여를 시작하는 파라솔이 이른 무더위로 인해 미리 펼쳐졌다.

"이렇게 더운 6월 처음"…때이른 폭염에 전국이 '몸살'
◇ 폭염에 온열질환 80% 늘고 더위 속 배터리 폭발해 화재
예년보다 이른 폭염에 온열질환자도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전국 온열질환자는 총 223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50명, 경북 32명, 경남 29명, 전남 18명, 충북 17명, 강원 15명, 전북 12명, 서울 11명, 인천 7명, 대전 6명, 울산 6명, 대구 5명, 광주 4명, 충남 4명, 부산 3명, 제주 3명, 세종 1명 등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4명)보다 79.8% 증가한 수치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된 배터리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도 발생했다.

전날 부산 강서구 대저동의 한 폐가구 야적장에서 불이 나 460여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고 1시간 30여분 만에 꺼졌다.

소방당국은 폐가구 더미 속 배터리팩이 뜨거운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돼 폭발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렇게 더운 6월 처음"…때이른 폭염에 전국이 '몸살'
◇ 취약계층 살피고 작업 멈추고…지자체, 피해 예방 총력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폭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온열질환 등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는 의용소방대원 7천760명으로 구성된 '폭염 안전지킴이'를 운영하기로 했다.

안전지킴이는 야외 작업자들에게 폭염 예방수칙을 교육하거나 논밭을 방문해 얼음물을 전달하고,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9월까지 9종의 온열질환 대비 물품을 갖춘 119 폭염 구급대를 운영하고, 119 종합상황실에서 온열질환 관련 상담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들이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작업을 중지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경남도는 온열질환 등 폭염 피해 최소를 위해 각 시군과 함께 논밭 예찰 활동과 마을방송을 통해 폭염 속 농사일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강원도는 폭염피해 예방을 위해 무더위쉼터 1천539곳과 폭염저감시설 1천8곳(그늘막 947곳·쿨링포그 36곳)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폭염 종합지원상황실 가동, 취약계층 돌봄 강화, 시민행동요령 안내, 쿨링로드 운영, 물청소차 투입 등 폭염 대응에 나섰다.

제주도는 폭염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 재난도우미 1만953명 운영,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 강화, 폭염 저감시설 설치 등을 한다.

대구시는 593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대구 서구 쪽방촌에 지난해 96대, 올해 15대 등 총 183세대에 에어컨을 지원했다.

충북도는 폭염 취약계층을 위해 실내외 무더위쉼터, 그늘막, 쿨링포그 등 3천800여 개의 생활 밀착형 폭염저감시설을 상시 운영한다.

(이재영 천경환 박세진 윤관식 정경재 전승현 심민규 이주형 박세진 장덕종 손형주 강태현 김솔 김동민 천정인 정수연 홍준석 이해용 김호천 장지현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