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브리핑…'中, 러북 교류 역내 평화·안정 기여 바라' 韓 발표내용 언급 안해
관영매체도 "북러 밀착, 합리적 선택"…한중외교안보대화 내용 韓보다 16시간 늦게 발표
中 "북러, 정상적 교류·협력과 관계발전 필요 있어"
중국은 19일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우려에 대해 북러 양국에 정상적인 교류·협력과 관계 발전을 위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어제(18일)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북러 교류가 역내 평화·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맞는가"라는 연합뉴스 질문에 "중국은 '조러는 우호적 이웃으로 교류·협력과 관계 발전을 위한 정상적 필요가 있고, 관련 고위급 왕래는 두 주권국가의 양자 일정(安排)'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외교부가 전날 중국측 언급으로 소개한 "러북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말은 언급하지 않았다.

린 대변인 발언으로만 보면 중국은 전날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이날 인민일보 계열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도 자국 분석가들 의견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장기간 이어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양국(북러) 고립·압박은 자동적으로 그들이 유럽에서든 동북아시아에서든 미국 주도 동맹의 공동 위협에 함께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은 합리적 선택"이라고 보도했다.

한국과 중국은 전날 서울에서 차관급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했다.

김홍균 한국 외교부 제1차관과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양자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6시간가량 논의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0시 20분께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의 입장을 설명했으나, 중국은 이날 오후 4시 외교부 브리핑 전까지 16시간가량 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공동행사 보도자료는 상대국과 비슷한 시간에 맞춰 내는 것이 관례고, 중국의 경우에도 그간 저녁 회담 등 특별한 사정이 있더라도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는 보도문을 발표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한국 외교부가 먼저 공개한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중국 당국자들이 조태열 외교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러북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는데, 이것이 북러 회담에 대한 견제성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중국이 입장 공개를 부담스러워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린 대변인은 전날 외교안보대화 논의 내용에 대해 "중국은 반도의 평화·안정 수호는 중국·한국을 포함한 각 당사자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반도 형세 발전의 맥락과 근원(症結)은 분명하며, 급선무는 형세의 완화와 대립·대결 격화 방지, 정치적 해결이라는 큰 방향의 견지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은 줄곧 사안 자체의 시비곡직(是非曲直·옳고 그름)에 근거해 자기 입장을 결정하고, 스스로의 방식으로 계속해서 반도 사무에서 건설적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