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를 꿈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가 파산을 신청했다.

'제2 테슬라' 피스커 파산…전기차株 일제히 '와르르'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전날 피스커가 미국 파산법 11장에 따라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11장은 파산 위기에 몰린 기업이 정부 감독하에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을 시도하는 방식이다.

피스커는 애스턴마틴, BMW 디자이너 출신인 헨리크 피스커가 2016년 창립한 기업이다. 피스커는 자동차 조립을 다른 제조업체에 위탁하고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면서 실내 소재를 대부분 친환경으로 활용하는 등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 다른 행보를 선보였다. 2020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그러나 피스커가 지난해 내놓은 첫 모델 ‘오션’은 시장에서 냉담한 평가를 받았다. 1만 대를 생산했지만 부품 결함 문제 등이 불거져 실제로 고객이 인수한 차량은 4900대밖에 되지 않았다.

전기차 시장 둔화와 차입비용 증가 등 외부 여건도 피스커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정난에 빠진 피스커는 투자받기 위해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논의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지난 3월 파산설이 퍼졌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를 기반으로 급속도로 성장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최근 경영 환경 악화로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지난해 8월과 6월 전기차 부품 제조기업 프로테라와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 로드스타운모터스가 각각 파산했다.

피스커발(發) 파산 공포가 번지며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 주가도 하락했다. 두 차례 상장폐지 경고를 받은 수소전기차 제조업체 니콜라 주가는 이날 2.08% 떨어졌다. 루시드모터스 주가는 1.53% 내렸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