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이 19일 발표한 5월 무역통계 속보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1조2213억엔 적자를 나타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수출이 늘면서 적자 폭은 전년 동월 대비 11.6% 줄었다. 수출은 8조2766억엔으로 13.5% 증가했다. 6개월 연속 증가세로,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수입은 9.5% 늘며 9조4979억엔을 기록했다. 수입 역시 2개월 연속 늘었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가 13.6% 증가한 1조3129억엔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이 호조였다. 반도체 관련 제조장비는 45.9% 증가했고, 반도체 등 전자부품은 24% 늘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1조7017억엔으로 23.9% 증가했다. 아시아는 13.6% 늘어난 4조4585억엔이었다.

수입 증가는 엔화 약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는 9284억엔으로 8.1% 증가했다. 수입량은 8.5% 감소했는데, 가격 상승에 따라 금액이 늘었다. 원유 가격은 배럴당 88.9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엔화 기준으로는 18% 올랐다. 지역별 수입은 미국이 1조2281억엔, 아시아는 4조4315억엔으로 각각 29.7%, 10% 늘었다.

엔저가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되는 시절은 지나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스터 엔’으로 유명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재무관은 “예전에는 엔저가 수출을 늘린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일본 기업들이 대거 해외로 진출하면서 환율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