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3.41포인트(1.21%) 오른 2797.33, 코스닥지수는 2.22포인트(0.26%) 상승한 861.17에 장을 마쳤다.  /뉴스1
19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3.41포인트(1.21%) 오른 2797.33, 코스닥지수는 2.22포인트(0.26%) 상승한 861.17에 장을 마쳤다. /뉴스1
코스피지수가 반도체와 자동차의 동반 랠리에 힘입어 2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한 달여 만에 ‘8만전자’에 안착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국내 주식을 쓸어 담으며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하반기 3000선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자동차가 이끄는 증시

'삼천피' 머지않았다…돌아온 외국인, 이달 4조원 쇼핑
19일 코스피지수는 1.21% 오른 2797.33에 장을 마쳤다. 2022년 1월 21일(2834.29) 후 최고치다. 이날 장중 최고 2799.32까지 상승해 2800선을 넘보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38억원, 5493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0.26% 오른 861.17에 마감하며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1.75% 뛴 8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8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24만3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0.43% 하락한 23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각각 1.24%, 0.99%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종목의 시총 비중은 연초 29.5% 수준이었는데 이날 32.6%로 높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3.63%) 삼성SDI(4.67%) LG전자(6.09%) 등 시총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돌아온 외국인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국내 주식을 대거 쓸어 담던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803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판 것은 월별 기준으론 올 들어 처음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4조21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다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올해 저점 대비 15% 이상 반등해 외국인이 중국 증시에 잠시 몰려들었지만 이내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다른 신흥국을 찾기 시작했고 다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했다.

○하반기 ‘삼천피’ 전망도 솔솔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3000선에 안착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상승세가 이어져 국내 반도체도 계속 수혜를 누리는 데다 반도체·자동차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2550~3000으로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국내 수출 업종들의 실적 모멘텀도 지속될 수 있다”며 “AI산업의 성장을 동력으로 반도체 메모리 업체가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료주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가 기대되는 지주사 등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외에 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음식료, 화장품 종목들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저평가된 지주사 등도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맹진규/이상기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