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국의 식료품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56% 비싸다고 분석한 한국은행 보고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 장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은은) 농업 분야 전문가들은 아니다”며 “복잡다기한 농업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 몇 가지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우리나라 물가 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가장 공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자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송 장관은 “(영국 경제 분석기관) EIU의 데이터는 33개국 주요 도시의 생활비를 토대로 한다”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52~53%가 서울에서 나오기 때문에 물가가 과대 추정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국가 경제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높기 때문에 국가 간 비교가 어렵다는 얘기다.

송 장관은 “(EIU는) 사과의 경우 2개 품종을 뽑아서 비교하는데 이는 허점이 있다”고 했다. 사과 품종은 수백 가지가 있고, 국가별로 소비하는 품종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별) 엥겔지수, 소득 수준 등을 무시하고 동일선상에서 비교했다”며 “각 데이터를 언제 조사했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데이터로 하면 (한국의 농식품 물가 수준은) 38개 OECD 국가 중 19번째”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송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전문성 있는 농식품부에서 보기에 한은 보고서 분석이 충분하지 못한 측면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보고서의 방법론과 정책 제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국제 수준과 비교할 때 식품, 의류 가격은 상당히 높은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박상용/강진규/이광식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