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신문은 독자 여러분들의 노후 자산형성에 도움이 될 ‘연금 재테크’의 모든 것을 다루는 ‘디지털 온리’ 콘텐츠 [일확연금 노후부자] 시리즈를 매주 화·목요일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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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50대 직장인 A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 펀드의 악몽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중국 투자 열풍이 불었습니다. A씨도 자금을 털어 중국펀드에 '올인'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에 고점 대비 60% 이상 급락해 큰 손실을 본 것입니다. 당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했지만 중국 증시 상승률이 가팔랐던 만큼 하락폭도 유난히 더 컸습니다.

연금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반드시 투자자산 뿐만 아니라 투자국가도 다양화해야 합니다. 한 국가에 '올인' 투자하게 되면 전쟁이나 경기침체, 자연재해, 정치적 리스크 등 위험을 피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자산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낮춰야 수익률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장기투자가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은 자산배분의 관점에서 인도가 유망하다고 조언합니다. 서울 강남권의 한 증권사 지점 프라이빗뱅커(PB)는 "미국 증시가 워낙에 활황이기 때문에 미국 투자에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인도 투자에 대한 문의가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자산배분 관점에서 인도를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불장' 미국보다 높은 수익률

미국 주식 열풍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적립식을 투자하는 게 연금투자 트렌드로 자리잡을 정도죠. 인도 증시는 이런 미국보다도 수익률이 더 좋았습니다. 최근 5년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인도 니프티50지수(100%)는 두 배 상승해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지수 수익률(85%)을 앞섰습니다.
최근 5년간 인도 니프티50지수(초록색)과 미국 S&P500지수(파란색)의 수익률을 비교한 그래프. 자료=야후파이낸스
최근 5년간 인도 니프티50지수(초록색)과 미국 S&P500지수(파란색)의 수익률을 비교한 그래프. 자료=야후파이낸스
인도 증시가 급등한 것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집권 후 인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배경에는 모디 총리의 제조업 육성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가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 확대와 이를 통한 인프라 투자 촉진이 핵심인 정책입니다. 모디 총리는 친성장, 친기업 정책으로 인도 경제 성장을 이끌었고, 2014년 집권 이후 인도 니프티50지수는 S&P500지수는 웃도는 성과를 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증시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중국에서 인도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ETF닷컴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MSCI 인도’(INDA)에 올해 들어 순유입된 금액은 20억4980만달러에 달합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가별 MSCI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 자금 순유입 기준 독보적인 1위입니다. 작년 1년간 23억1803만달러가 순유입됐는데 올해 들어서도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겁니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은 "미·중 갈등과 저성장 여파로 중국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인도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인도 증시는 이달 초 총선 결과가 악재로 작용해 최근 수익률이 주춤했습니다. 모디 총리 소속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정치권의 예상과 달리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인도 니프티50지수는 지난 4일 하루 만에 5.9% 급락한 겁니다.

하지만 동맹 세력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모디 총리가 3연임하자 증시는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종목 투자는 어려워...ETF로 간편하게 투자 가능

개인투자자가 인도 증시의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지 세금 문제 등이 얽혀있어 국내 증권사가 현지 주식 직접 거래 시스템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 주식 중 일부만 미국이나 영국 거래소에 일부 종목만 주식예탁증서(DR) 방식으로 상장돼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국내외 증시에 상장된 다양한 ETF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인도 증시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는 인도 대표지수인 니프티50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 상장돼 있습니다. 'KODEX 인도Nifty50'와 'TIGER 인도니프티50' 'KOSEF 인도Nifity(합성)' 등입니다. 니프티50지수 일일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등도 구매 가능합니다.
자료=미래에셋증권
자료=미래에셋증권
최근에는 다양한 테마의 인도 주식형 ETF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인도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와 ‘인도의 삼성그룹’으로 불리는 타타그룹에 집중 투자하는 ‘KODEX 인도타타그룹’이 상장됐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가전·자동차 등 소비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인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를 오는 8월 출시할 예정입니다.

현 본부장은 “중국의 경우 고도 성장기에 소비지출이 늘고 소비주들이 급등한 것을 고려할 때 인도 역시 소비주 중심의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증시의 인도 ETF 시장은 좀 더 세분화돼 있습니다. 지수형 상품 이외에도 인도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인디아 스몰캡(SMIN)’, 성장성이 좋은 기업을 선별한 ‘반에크 인디아 그로스 리더스(GLIN)’, 인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디지털 분야 기업에 투자하는 ‘반에크 디지털 인디아(DGIN)’도 유망 ETF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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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