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5개 가로변에서 필지별로 통합 개발하면 건축물 높이를 최대 두 배까지 상향할 수 있게 된다. 가로 활성화와 보행 공간 확보를 조건으로 기준 높이를 완화하고, 주거지 주변은 높이 제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간선도로변 공동개발 땐 '높이 제한' 최대 2배 상향
서울시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제한’에 대한 3차 재정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제한은 도시 미관을 위해 가로구역을 단위로 건축물 높이를 지정하는 제도다. 시는 강남대로, 도산대로, 원효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 45개를 건축물 높이 지정구역(13.46㎢)으로 정했다. 전면도로 너비와 평균 종심 깊이에 따라 건축물 높이를 그때그때 계산하는 산정구역(55.5㎢)도 별도로 운영해왔다.

3차 재정비에서는 4·5차 재정비 기준을 마련하고 운영 지침을 변경했다. 우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형평성 문제가 있던 산정구역을 없애고 지정구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장한로와 남부터미널역 일대는 선제적으로 지정구역으로 전환했다. 지정구역 전환 때 기존엔 상업지역 용적률을 채우지 못한 필지의 기준 높이가 상향되는 효과가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민간이 직접 ‘특별높이 운영구역’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높이 운영구역은 공동 개발 때 완화 가능 높이를 대폭 상향하고 차량 출입 공간을 최소화해 가로변 보행을 활성화하고 도시 경관을 만드는 제도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기존에 80m였던 높이가 150~200m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또 기반시설 기부채납 및 공익시설 설치 시 최고 높이 기준을 의무적으로 완화해주도록 했다.

불필요한 가로구역은 해제한다. 이면 주거지역 150㎡ 미만 대지, 주거지 연접구역 등은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대상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가로 활성화 및 보행 공간 확보를 조건으로 기준 높이를 완화해준다. 예를 들어 저층·고층부 건폐율 및 건축지정선 확보 때 기준 높이를 15%까지 완화하는 식이다.

한편 시는 시대 여건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5차에 걸쳐 높이 제한을 재정비하고 있다. 앞서 1~2차 재정비에서는 11개 가로구역(천호대로, 강남대로, 시흥대로, 은평로, 가마산로 등)을 재정비했다. 1~2차 재정비 대상 가로는 2027년까지 단계별로 높이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제한에 적용되는지는 서울 도시계획 포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1999년 도입된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를 시대 흐름과 변화된 사회·제도적 여건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완화하려는 것”이라며 “공간 이용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건축물 높이 관리를 체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