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 빠진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출범
전공의 대표 '거부' 속 올특위 오는 22일 첫 회의…"휴진 등 논의"
의협 회장·전공의 대표 빠진 범의료계 조직…국면전환 가능할까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불통' 논란을 빚었던 임현택 회장을 제외한 범의료계 조직을 구성하면서 의정갈등 국면이 전환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의료계 전체를 아우르는 공식적인 단일 조직이 형성된 셈이지만, 전공의 대표가 여전히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의협 회장·전공의 대표 빠진 범의료계 조직…국면전환 가능할까
◇ 의료계 '공식적인' 채널 일원화…의정대화 속도 날까
20일 의협은 사태 해결을 위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올특위)를 출범하고 의대 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 등 각각의 대표 3명을 공동위원장으로 삼기로 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고, 전공의 대표 자리는 공석이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범의료계 협의체 공동위원장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우선 정부에 한목소리를 내는 '공식적인 조직'이 형성됐다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의협은 대한의학회, 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과 연석회의를 개최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따라다녔다.

더욱이 임 회장이 지난 18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깜짝 선언한 것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임 회장의 돌발 발언을 두고 의대 교수는 물론 지역 개원가에서도 '금시초문'이라고 반응하면서 내부 결속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가 공식적인 위원회로 단일대오를 갖추면서 정부와의 대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의료계에 한목소리를 내라고 거듭 요구해왔는데, 의료계와의 소통 채널이 단일화되면서 양측이 마주 앉을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전공의들이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는 건 의협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전공의들의 참여가 불투명한 탓에 올특위가 '의료계의 구심점'이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공전할 가능성이 있다.

의협 회장·전공의 대표 빠진 범의료계 조직…국면전환 가능할까
◇ 의협, 전공의 몫 비워두고 대기…박단 비대위원장 '거부' 의사 표명
현재 의협은 올특위 공동위원장에 전공의 몫을 비워두고, 의사결정 역시 만장일치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공의들에게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저희가 올특위의 모든 결정을 왜 만장일치로 하겠다고 하겠느냐"며 "전공의들이 이런 논의 구조에 안 들어오는 게 그동안 (자신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대변인은 "2020년 의정 협의에 대해 (전공의들의) 오해가 있어 이번에는 전공의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해 만장일치로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와 협의하든, 투쟁을 지속하든 올특위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대전협에 공문을 보내는 등 다양한 채널로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답을 받진 못했다.

더욱이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은 '거부' 의사를 재표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대교수·전공의·의협 '범의료계 특위' 구성…의정대화 열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전일 입장문으로 갈음합니다"라고 짤막하게 적었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입장문은 전날 SNS에 의협의 범의료계 조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글이다.

그는 전날 SNS에 "현 상황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들이 의협에 우호적이지 않은 건 앞서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했던 2020년 당시 의정 협의와 관련한 기억이 있어서다.

당시 최대집 의협 회장이 전공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같은 해 9월 4일 정부와 합의를 맺고 상황을 종료시킨 뒤 의사들 사이에 '세대 갈등'이 격화했다.

올특위는 묵묵부답인 전공의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오는 22일 첫 회의를 열어 무기한 휴진 등 구체적인 대정부 대응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 대변인은 "앞으로 올특위가 정부와의 협상 또는 투쟁 방향을 다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 22일에 회의를 하고 전공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그분들의 몫은 계속 남겨놓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지금이라도 입장 변화를 보여준다면 우리나라 의료 환경이 어떻게 가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