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이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에 이어 ‘초저가’로 무장한 패션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에이블리 등 토종 플랫폼들이 긴장하고 있다.

中 패션 플랫폼 '쉬인' 韓시장 본격 진출
지난 4월 한국 홈페이지를 개설한 쉬인은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쉬인은 자체 패션 브랜드 ‘데이지’의 첫 글로벌 앰배서더로 한국 배우 김유정을 발탁하고, 올여름 시즌에 맞춰 맞춤형 큐레이션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쉬인은 2022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뒤 작년 8월부터 SNS를 통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쉬인은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e커머스 ‘삼대장’ 중 하나다. 중국산 의류를 싼값에 판매해 국내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쉬인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66만 명이었다. 무신사(524만 명), 에이블리(489만 명), 지그재그(294만 명)에 비해 사용자가 적지만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포스티(63만 명), 국내 토종 앱 브랜디(48만 명) 등을 이미 제쳤다.

업계에서는 쉬인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업체들을 위협할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등에는 중국에서 의류를 떼어다 판매하는 동대문 셀러 비중이 높은데, 쉬인에선 이들보다 더 싸게 팔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알리와 테무가 초저가를 통해 고속 성장한 것처럼 쉬인도 국내 패션 앱 상위권에 올라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쉬인이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K패션’을 통해 ‘중국산’ ‘짝퉁’ 등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란 분석도 있다. 보니 리우 쉬인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한국은 패션, 엔터테인먼트,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국가”라며 “김유정 배우와 데이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의 패션스타일을 세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쉬인의 공습에 떨고 있는 건 한국뿐이 아니다. 쉬인은 중국 외에 15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작년에는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글로벌 SPA(제조·직매형 의류) 기업인 자라와 H&M을 넘어섰다. 2022년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긴 뒤 영국 런던거래소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