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퀸 놓고 '별들의 전쟁'…은퇴 고민하던 정세빈, 첫날 '깜짝 선두'
‘별들의 전쟁’이 벌어진 20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선 올해도 어김없이 명승부가 벌어졌다. 윤이나(21), 박민지(26), 노승희(23), 이예원(21) 등 국내 톱랭커들이 자신의 기량을 어김없이 뽐낸 가운데 정세빈(23)이 리더보드 최상단에 올라 깜짝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정세빈은 이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4’ 1라운드에서 버디를 5개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아 4언더파 68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그는 올 시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주 한국여자오픈도 기권했을 정도다. 그러나 불과 한 주 만에 대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초반 ‘칩인 버디’를 해서 좋은 흐름을 탔다”며 “그 힘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드림투어(2부)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은 정세빈은 “한때 ‘골프를 접을까’ 고민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놨다. 올해 정규투어로 복귀했지만 10개 대회 중 절반인 5곳에서 커트 탈락했다. 그는 “그동안 미스를 안 내기 위해 한 샷 한 샷 집착해왔다”며 “‘실수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가짐을 바꾸면서 좋은 플레이가 나왔다”고 말했다.

통산 5승의 김수지(28)는 3언더파 69타로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보기 없이 버디만 3개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가 빛났다. 지난 3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올린 김재희(23)도 김수지와 나란히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에 버디 3개를 잡으며 상승세를 탄 그는 15번홀(파4) 보기로 위기를 맞았지만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타수를 지켜냈다.

‘돌격대장’ 황유민(21)은 2언더파 70타로 경기를 마쳤다. 황유민은 올 시즌 10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한 번과 다섯 번의 톱10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도 상위권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하면서 남은 대회 기간 우승을 노린다는 각오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퀸’에 등극한 노승희(23), 통산 8승 이다연(27) 등도 2언더파 70타로 2라운드에 나선다. 전반에 보기 2개를 범하며 타수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던 ‘큐티풀’ 박현경(24)은 5번홀(파4)에서 5m 버디퍼트를 잡아내며 1언더파 71타로 경기를 마쳤다. 포천힐스CC=조철오 기자

사진=최혁·이솔/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