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경북 경주가 선정됐다.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는 20일 4차 회의를 열고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경주를 APEC 준비위에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외교부는 “문화·관광자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수성을 갖춘 경주시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최적의 후보 도시라고 다수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APEC 정상회의 개최지를 놓고 경주와 함께 인천시, 제주도 등 3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이들 도시는 선정위가 정한 △유치 목적과 기본 계획의 우수성 △국제회의에 부합하는 도시 여건 △정상회의 운영 여건 △국가 및 지역 발전 기여도 등의 기준을 놓고 유치전을 벌였다. 이날 선정위 결정에 따라 준비위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경주를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확정하게 된다.

탈락한 지자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 측은 “경주시는 외교부가 공개한 APEC 공모 요건에도 맞지 않아 사실상 후보 도시 자격이 없는 도시”라며 “후보 도시로 선정된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제주도 측도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대규모 국제회의 인프라가 부족한 도시에서 국가적인 행사를 부실하게 운영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정부는 인천과 제주에서 APEC 장관회의와 고위관리회의(SOM) 등 관련 회의를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APEC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2005년 부산에 이어 20년 만이다. 세계 교역량의 절반,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지역협력체인 APEC 정상회의에는 21개국 정상과 각료 등 6000여 명이 모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은 2025년 APEC 의장국으로 올해 말 비공식 고위관리회의를 시작으로 내년 한 해 200회 이상의 각급 APEC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