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첸. (c)John Mac
레이 첸. (c)John Mac
대만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과 서울시향이 오는 28~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호흡을 맞춘다. 지휘봉은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바실리 페트렌코가 잡는다. 서울시향에 따르면 레이 첸이 협연하는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티켓은 이틀 모두 일찍부터 매진됐다.

이번 공연에서 레이 첸은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유명한 레퍼토리들을 선보인다. 첫날(28일)은 베버의 '오이리안테 서곡'으로 시작되며 레이 첸이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튿날(29일)에는 마찬가지로 첸이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며 서울시향은 슈트라우스의 대표적인 교향시이자 마지막 작품인 ‘영웅의 생애’를 들려준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은 음악사에서 불후의 명곡으로 손꼽힌다. 바이올린의 열정적인 선율과 날렵하고 화려한 연주가 귀를 사로잡는 작품으로 당대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트에게 헌정된 곡이다. 오케스트라의 긴 서주 없이 곧바로 독주 바이올리니스트가 주제를 연주하는 게 특징이다.
바실리 페트렌코 (c)Mark McNulty
바실리 페트렌코 (c)Mark McNulty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차이콥스키의 단 하나뿐인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에서 강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인데, 작곡 당시 연주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큼 고난이도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해 점차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가 펼쳐지며 바이올린의 애수에 띤 선율이 두드러진다.

레이 첸은 2008년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와 2009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았으며, 그의 첫 번째 음반인 ‘비르투오소’로 에코 클래식 상을 받았다. 레이 첸은 포브스에서 선정한 30세 이하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023년 클래식 레볼루션'으로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첸은 안드레아스 오텐잠머가 지휘한 서울시향과 브람스 협주곡을 협연하기도 했다.
ⓒ서울시향
ⓒ서울시향
서울시향의 레퍼토리도 도전적이다. 29일 2부에서 들려주는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는 영웅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여주는 대작으로 전체 여섯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4관 편성에 8대의 호른, 2대의 하프, 무대 밖 트럼펫, 수많은 타악기를 동원한 대규모 작품으로 도입부터 웅장한 선율로 무대를 압도한다. 지휘를 맡은 바실리 페트렌코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장 자전적인 작품 중 하나"라며 "슈트라우스가 살아온 삶의 모든 희망, 행동, 꿈을 약 50분 정도의 시간 안에 아우르며, 오케스트라의 기량을 자랑할 수 있는 대작”이라고 설명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