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천해수욕장과 머드축제 말고도 숨겨진 매력을 지닌 관광지가 많다. 올 여름휴가는 미산면의 백재골계곡과 오서산 명대계곡, 천북면의 염성해수욕장, 천북 굴따라길, 고대도의 칼 귀츨라프 마을, 원산도 오로봉 산책 코스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이들 명소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보령의 숨은 보석 같은 휴양지로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충남 보령시 학성리 염성해수욕장에 조성된 공룡 조형물.  보령시 제공
충남 보령시 학성리 염성해수욕장에 조성된 공룡 조형물. 보령시 제공

○미산면 백재골, 오서산 명대계곡

보령에는 성주산 심원동 계곡과 화장골 계곡 외에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계곡이 있다. 백재골 계곡은 보령시 미산면 도흥리에 위치한다. 월명산 8부 능선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2㎞의 계곡을 굽이굽이 흐른다. 계곡물은 돌과 부딪치고 흙과 나무뿌리 사이를 흐르며, 백재골에 이르면 한여름에도 1분 이상 발을 담가놓지 못할 정도로 차갑다.

주변은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아 원시림처럼 갖가지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여름이면 숨은 계곡을 찾아가는 피서객들로 붐빈다. 인근에는 송어양식장이 있다. 한여름 월명산을 등산하고, 백재골로 내려와 차가운 물에 몸을 식히고 송어회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서산 명대계곡은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에 있다. 보령의 자연 명소 중 하나로, 맑은 물과 아름다운 바위들이 어우러져 사진 찍기에도 좋은 장소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100대 명산인 오서산은 등산객에게 인기가 높다. 초보자부터 숙련된 등산객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로 코스가 구성돼 있다. 정상에 오르면 보령 시내와 서해안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천북면 염성해수욕장·굴따라길

천북면 학성리 염성해수욕장은 공룡 발자국 화석과 조형물로 유명하다. 2015년 4월 30㎝ 안팎의 원형 발자국 화석 10여 개가 발견됐는데 당시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교육과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인 가족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석양이 아름다운 곳으로 저녁 무렵이면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덜 알려져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천북면에는 서해랑길 109코스 중 하나인 천북굴따라길이 조성돼 해변을 따라 산책할 수 있다. 이 길은 바다와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도보 여행길로, 천북굴단지 공원부터 해안 숲길 종점까지 3㎞에 이르는 구간을 따라 펼쳐진 풍경을 보며 다양한 해양 생태계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해질 무렵에는 서해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며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걷기에 제격이다.

○숲·바다 어우러진 원산도 오로봉

보령의 섬 고대도는 우리나라를 최초로 방문한 독일 선교사 칼 귀츨라프(1803~1851)의 이름을 딴 칼 귀츨라프 마을이 있다. 그의 선교 활동을 기념하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이 섬은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섬의 다양한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원산도는 원산안면대교(2019년 12월)와 보령해저터널(2021년 12월)이 개통되면서 도보 여행과 캠핑 장소로 명성을 얻고 있다. 원산도의 대표적인 등산코스 오봉산 오로봉(해발 116m)에 오르면 섬의 수려한 경관과 원산안면대교의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원산도 해수욕장은 맑은 바다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초보자부터 숙련된 여행객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로 구성돼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대표 코스는 원의교차로~오봉산 오로봉~오봉산해수욕장~사창해수욕장~원산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11.28㎞ 구간으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섬 곳곳에는 캠핑장이 많아 온 가족이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김동일 시장은 “보령의 다양한 명소들은 여름철 시원하고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전국에서 많은 휴양객이 찾는다”며 “올여름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보령의 숨은 명소를 찾아 가족과 연인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령=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