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정부가 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육아휴직 대체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학생 부모는 농어촌의 계절근로(E-8)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41차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외국인력의 합리적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16만2000명에 달하는 유학생을 부족한 국내 인력 공급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무·전문직에 한정된 유학생 취업분야를 비전문분야(E-9)로 확대하고, 유학생 부모를 계절근로(E-8)에 활용한다는 목표다.

유학생들의 취업과 연수 기회도 확대한다. 유학생의 졸업 후 구직 허용 기간은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일손 부족이 심각한 조선사의 경우 연수 후 취업 전환을 추진한다. 졸업 유학생을 국내 근로자들의 육아휴직 대체인력으로 활용한다.

지방 소재 대학을 중심으로 유학생 취업 맞춤반도 운영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 연수 등 현장 중심의 중소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으로, 정부가 교육 운영비를 지원한다. 취업 맞춤반은 유학생의 지역 우수기업 취업을 지원하고, 우수인력 고용추천서(E-7)를 발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현장에서 숙련근로자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비전문인력(E-9·E-10)의 숙련기능인력(E-7-4)으로 전환 규모를 확대한다. 전환 요건도 학력, 보유자산, 자격증 등 11개 평가항목을 5개로 간소화한다. 사업장별 허용 인원도 내국인의 20% 이내에서 30% 이내로 조정한다.

외국인력 정책 관리 체계도 개선해 효율성을 높인다. 우선 각 부처가 업종별 중장기 인력수급을 전망하도록 하는 등 부처별 역할을 강화한다. 예컨대 농림축산식품부 농축산업 인력실태조사 통해 외국인력 수요 전망 분석하고, 해양수산부는 어업 고용인력지원 전문기관 지정해 5년간 수급관리 방안을 마련한다.

통합적 총량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그동안 외국인력은 비자 유형별로 관계부처가 분산 관리했다. 계절 근로(E-8)는 법무부, 고용 허가(E-9·H-2)는 고용부, 선원취업(E-10)은 해수부가 하는 식이다. 앞으로는 비자별 도입 규모 총량을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통합적으로 조정한다.

외국인 관련 정책 심의기구도 일원화할 예정이다. 외국인정책위원회, 외국인력정책위원회,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를 (가칭)외국인·다문화정책위원회로 통합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우리 국민의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하되, 우리 국민이 기피하는 빈일자리에 대해서는 성실한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외국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