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가 개발한 주차 로봇이 팩토리얼 성수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주차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위아가 개발한 주차 로봇이 팩토리얼 성수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주차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로봇이 차량 밑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더니, 탑재된 팔로 차량을 들어올려 주차 공간으로 이동시킨다.

20일 현대위아가 개발한 주차 로봇이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 주차장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팩토리얼 성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지스자산운용과 협력해 만든 로봇친화형 빌딩이다. 주차 로봇은 그간 현대차·기아의 싱가폴 공장 'HMGICS'과 국내 일부 공장에 도입됐는데, 공용 건물의 실내 주차장에서 상용화되는 것은 전 세계 첫 사례다.

지정된 장소에 차량을 두고 내리면 두 대의 주차 로봇이 한쌍이 되어 알아서 주차해주는 식이다. 110mm 두께로 마치 얇은 널빤지를 연상시키는 외관을 가진 로봇은 이날 현대차의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 밑으로 들어가 로봇팔로 바퀴를 거뜬히 들어올렸다.

로봇의 왼쪽과 오른쪽 각각 2개씩 총 4개의 2D 라이다 센서가 탑재돼 운전자가 내리고 타는 동작을 감지하거나, 차량 바퀴의 위치, 크기, 거리 등을 스스로 인식한다. 최고 초속 1.2m의 속도로 최대 2.2톤의 차량까지 자동 주차할 수 있다.

특히 차량의 전면과 후면, 좌측과 우측 등 모든 방향의 진입과 이동이 가능하도록 개발돼 주차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도 손쉽게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같은 면적의 공간에 더 많은 주차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공간 활용성을 높인다.

강신단 현대위아 상무는 "이론적으로 계산해보면 해당 주차 로봇을 통해 주차 공간 효율을 약 30%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올 3분기 자체개발한 자동충전 로봇을 상용화해 주차 로봇 등과 연계할 예정이다. 주차 로봇이 전기차를 충전구역으로 이동시키면 뒤이어 자동충전 로봇이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해 상태를 점검한 뒤 충전시키고, 완료되면 주차 로봇이 다시 차량을 제자리로 이동시켜주는 통합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달이 딜리버리가 팩토리얼 성수에서 음료를 배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달이 딜리버리가 팩토리얼 성수에서 음료를 배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이날 지상층에서는 배달 로봇 '달이 딜리버리'가 음료를 사무실과 회의실로 실어 날랐다.

달이 딜리버리는 현대차·기아가 지난 2022년 공개했던 호텔 배송 로봇을 개선해 새롭게 개발한 모델로, 4개의 플러그 앤 드라이브(PnD) 모듈이 탑재돼 성인 평균 걸음 속도와 유사한 4.32km/h 속력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붐비는 공간에서도 장애물을 인식할 수 있어 빠른 회피 주행이 가능하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로봇이 같은 건물에 위치한 카페에 도착해 커피 등을 전달받고,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등 관제 시스템과 통신해 건물을 오가며 배달하는 식이다. 내장된 대형 트레이를 통해 한 번에 커피 16잔, 10kg 무게의 물품까지 옮길 수 있다.

달이 딜리버리는 관제 시스템에서 받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 경로를 설정하며 배달시간을 단축하는 모습이었다. 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배달 과정과 로봇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에서 자체개발한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능이 탑재됐다. 해당 기술은 99.9% 정확성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기도 했다. 달이 딜리버리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대상 고객이 맞는 지 카메라와 AI로 파악한 뒤 수납 트레이를 빼내 음료를 전달했다.

주시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지능SW 팀장은 "달이 딜리버리의 투입 대수를 늘리고, 음료와 더불어 택배나 우편물까지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안면인식 시스템을 건물 출입 시스템 전반에 도입하고, 여러 대의 배달로봇을 관제할 수 있는 다중 통합 관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로봇 토탈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서후기자 after@wowtv.co.kr
주차하고 음료 배달까지...현대차 로봇 첫 상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