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공급 물량마저 줄어들면서 기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 4월 1875만39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1598만5200원에 비해 17.3% 올랐다. 올해 들어 분양가는 1월 1743만7200원, 2월 1770만7800원, 3월 1858만8900원 등 매달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분양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안에 전국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가 2000만원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분양한 개별 단지를 살펴보면 지역마다 최고 분양가가 경신되고 있다.

올해 1월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한 '포제스한강'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무려 1억3146만원이었다. 직전 최고 분양가인 '신반포중앙하이츠' 6724만원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액수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부산 수영구에서 공급한 '테넌바움294Ⅱ'는 3.3㎡당 6008만원에 공급돼 지난해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더비치푸르지오써밋' 3440만원을 손쉽게 제쳤다.

분양가 상승이 전국 곳곳으로 번지면서 미분양 우려가 커지자 건설사들도 공급을 줄이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은 6만4525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분양 물량 9만9989가구 대비 35.47% 급감했다.

지난 3월에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개편을 단행했고 4월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그로 인해 분양 일정이 미뤄지면서 일각에서는 하반기 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정반대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분양 물량이 줄어들자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들은 기분양 단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초반에는 저조한 계약률을 보였지만, 계약을 완료하는 아파트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건설이 2023년 11월 의정부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는 이달 계약을 모두 마쳤다. 지난해 12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수원에 분양한 '매교역 팰루시드'도 최근 계약 완료 소식을 알렸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인상되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차질을 빚거나 분양가가 대폭 오르고 있다"며 "이러한 부담을 피할 수 있는 기존 분양 단지 가운데 주거 인프라가 우수한 곳 위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